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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투모로우> 소년, 알을 깨고 나오다

by 장혜령
IMG_20190614_100729_401.jpg © 하우스 오브 투모로우, The House of Tomorrow, 2017, 피터 리볼시



맑은 얼굴 '에이사 버터필드'와 누가 봐도 반항아 '알렉사 울프'가 만나 서로 성장하는 <하우스 오브 투모로우>는 착하디착한 영화입니다. 두 소년의 모습에 힐링, 푸릇하고 청량한 숲의 피톤치드를 받고 온 듯 마음속 음란마귀가 필터링 되었습니다.


지오데식 돔은 축구공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완벽한 구조다


지오데식 돔 구조의 '미래의 집'에 사는 소년 '세바스찬(에이사 버터필드)'은 펑크록을 신봉하는 '제라드(알렉사 울프)'를 만납니다. 같이 사는 유일한 가족은 미래주의자 할머니(엘렌 버스틴)인데요. 사람들은 이상과 현실 너머에 사는 것 같은 할머니를 신기해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할머니의 온전한 보살핌 속 온실 속의 화초처럼 살아온, 세상과 완벽히 차단된 생활을 하던 소년은 세상에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는 프로불편러 제라드에게 펑크록을 소개받습니다.


버키 박사의 정신을 이어 받아 할머니는 평생을 헌신했습니다. 실질적인 부모이자 선생님, 인생 멘토, 후견인인 할머니에겐 열일 곱 세바스찬은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같습니다. 둥지를 떠나본 적도 없고, 넓은 세상을 탐험해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세바스찬은 성격도 외모도 정반대인 제라드를 만나면서 변하게 됩니다.


<유전>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알렉스 울프'


우연히 듣게 된 '펑크록'은 세상으로 연결되는 길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늘 말씀하셨죠. 이 집을 구상한 버키 박사는 가장 안정된 기하학 형태 지오데식 돔 구조로 이 집을 지었다고요. 지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우리도 연결되어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이죠.


하지만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인생은 실험이며 배움은 돈이 든다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현실을 맞서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며 기존의 것을 무력화시키는 자만이야말로 미래를 향한 진일보, 진정한 미래학자라고요. 결국 버키는 기존의 것과 싸우는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의 변화는 항상 진실이라고 믿고,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명제에서 의문을 가지면서 시작된다는 것을요.



조금씩 성장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버키는 곧 펑크 그 자체임을 알아가기 위한 시간을 두 소년의 풋풋함으로 채우는 러닝타임입니다. 저항정신의 결정체 펑크록에 빠지는 모습이 사춘기의 여느 남자아이들과 비슷해 보였습니다. 패스트푸드를 좋아하고, 부모에게 소리 지르고 내 마음대로 하 싶은 그런 마음. 누가가 그려주는 인생 말고 내가 원하는 인생을 만들어가는 자의식, 해방구가 필요한 세바스찬에게 제라드는 좋은 친구가 되어 줍니다.


영화 <하우스 오브 투모로우>


정변의 아이콘 '에이사 버터필드'의 순수한 너드 캐릭터와 <유전>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게 된 불안한 캐릭터로 인정받은 '알렉스 울프'가 만나 풋풋한 성장영화를 만들어 줍니다.


덧, 어릴 적부터 비슷한 이미지로 소모되는 '에이사 버터필드'의 캐릭터가 싫증 나는 분들이라면 고민해 보라 말하고 싶습니다.




평점: ★★☆

한 줄 평: 예상 가능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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