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장cine 수다

<스트롱거> 희망은 또 다른 희망의 씨앗

by 장혜령
IMG_20190622_084224_279.jpg © 스트롱거, Stronger, 2017, 데이빗 고든 그린



영화 <스트롱거>는 2013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을 다룬 실화 영화입니다. 자연스럽게 <패트리어트 데이>가 떠올랐는데요. <패트리어트 데이>가 테러 전후 시간의 긴박함을 다양한 인물을 통해 다루었다면, <스트롱거>는 사건 이후 변화된 한 개인의 삶을 주목합니다.



제이크 질렌할, 타티아나 마슬라니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는' 제프(제이크 질렌할)'와 '에린(타티아나 마슬라니)'.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기 일 쑤, 필요할 때 곁에 있어 주지 않는 남자친구를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어 에린은 제프를 떠난 상태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펍에서 만났고, 제프는 처음으로 에린을 응원하러 현장에 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치 못한 폭탄 테러 사고로 제프는 두 다리를 잃습니다.


제이크 질렌할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하루아침에 모든 상황이 바뀐 제프. 그날의 악몽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몸과 마음은 적응하기 힘들뿐더러 더욱 큰 고통은 가족들과 사회의 관심이었습니다. 아직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이겨낼 힘조차 모으지 못했는데 가족들이 더 설레발입니다.


엄마도 미안한 입장이 있었겠죠. 하지만 엄마의 방식은 제프를 보스턴 스트롱의 상징, 곧 영웅으로 불리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시련을 극복한 영웅이란 상징이 어쩌면 앞으로 살아갈 제프의 인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제일 죄책감이 큰 사람은 아마 에린일 겁니다. 뭔가 불편해 보이고 힘들어 보이는 제프의 본심을 안 에린. 이제 제프 곁을 떠날 수 없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힘들어하는 제프를 도우며 사랑을 키워갑니다. 그게 속죄든, 사랑이든 말이죠.


영화는 당사자는 물론이거니와 가족, 지인, 나아가 타인의 입장까지 고루 다루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폐인처럼 지내고 있을 때 반전처럼 또 다른 이의 불행으로 일어서게 되죠. 어쩌면 시련을 극복한 감동 실화 영화의 전형적인 패턴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를 영화화했다


희망은 또 다른 희망을 낳습니다. 영화는 테러, 전쟁으로 아직도 진행 중인 미국인의 상흔을 한 커플의 사랑을 통해 이야기합니다. 나도 당신과 비슷한 상처를 겪었다고 고백하고, 위로하며 위로받습니다. 지극히 미국적인 정서가 살짝 와닿지 않았습니다만. 대신 제이크 질렌할과 타티아나 마슬라니의 연기가 좋은 영화입니다.



평점: ★★★

한 줄 평: 시련도 충분한 바탕이 있어야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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