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리트 미 라이크 파이어>는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사랑한 여자의 아픈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기회입니다. 역시 도박하는 사람과 만나서는 안됨을 알려주는 교훈적인 영화(?) 기도했는데요. 뻔한 전개와 결말 속에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맛으로 버틴 영화입니다. 퇴폐미 강한 '스테이시 마틴'의 매력은 살리고, <예언자>로 한국 관객에서 얼굴 알린 '타하르 라힘'의 매력은 와닿지 않았습니다.
전형적인 나쁜 남자인데 전혀 이입이 안되는 걸 어째야 할지. 내 인생을 파괴하러 온 나의 파탄자의 컨셉은 알겠는데, 제가 보기엔 그냥 쓰레기일 뿐인데..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도 그 남자를 쫓는 '엘라'가 처연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극중 캐릭터가 불쌍하기는 오랜만입니다. 누구나 겪는 성장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대가가 큰 사랑에 몸서치 치게 됩니다. 둘은 불나방 같이 위태롭다
불쑥 식당에 나타나 일을 시켜 달라는 '아벨(타하르 라힘)', 그리고 그날, 식당 주인 딸 '엘라(스테이시 마틴)'가 정산하는 틈을 타 하루 벌이를 갖고 튑니다. 엘라가 따라간 곳은 도박장. 이 남자와 엮이기 시작한 건 이미 중독되었다는 겁니다. 도박이든, 남자든. 그렇게 두 사람은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불나방같이 불타오를지언정 오늘 하루를 온전히 사는 삶. 이들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아벨은 잃을수록 자유로워진다 말합니다. 돈을 잃을수록,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할수록 더 강해지는 중독성에 매료된 사람입니다. 가까이해서는 안되는 사람이었습니다. 영화는 퇴폐적인 사랑의 끝, 같이하면 할수록 인생을 잃고 마는 사랑의 이중성을 고발하고 있는 듯합니다. 영화 보는 동안 빨리 남주가 사라지기만을 바랐던 영화는 처음입니다.
평점: ★☆
한 줄 평: 이런 남자에게 왜 반하는지 알 수 없는 여성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