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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Aug 15. 2018

《해리 2》 박멸할 수  없는 악마의 씨앗

© 해리 / 공지영



《해리》는 읽는 동안 위선적인 사람들, 안개에 싸인 무진의 아름다움과 추악성이 대한민국 어느 곳인 것 같아 섬뜩한 기시감이 들었던 소설입니다. 공지영 작가의 5년 만의 신작으로 추악한 종교계의 비리와 악의 근원을 집요하게 파고 있는 사회고발성 소설이기도 한데요. 《해리》 1권을 겨우 읽고 써 내려갔는데, 2권을 들기가 약간 겁이 나더라고요.


본격적인 백신부의 악행이 적나라히 까발려지며 차마 눈 뜨고는 읽기 어려울 정도로 비참하고, 답답했습니다. 신부의 탈을 쓰고 온갖 추잡한 일을 벌이고 다니는 백신부,  신데레사 수녀와 있어서도 안될 관

계가 밝혀지며. 이해리 보다 더한 악마,  백신부 진실이 드러납니다.





이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들 부류가 있어요. 흔히 '상식적으로' 사고하고 늘 '좋은 쪽으로 좋게'생각하는 사람들, 이게 그들의 토양이에요. 이게 이 사람들 먹이예요. 그래서 상식을 가지고 사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당해 내기가 힘들어요.

이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들 부류가 있어요. 흔히 '상식적으로' 사고하고 늘 '좋은 쪽으로 좋게'생각하는 사람들, 이게 그들의 토양이에요. 이게 이 사람들 먹이예요. 그래서 상식을 가지고 사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당해 내기가 힘들어요.



'해리'라는 제목을 갖고 있지만 사실 이해리의 만행은 소설 속에서 어린애 장난에 불과합니다. 악의 근원은 따로 있었습니다. 밟아도 태워도 꺾어도 되살아나는 악마의 불씨는 바로 백진우 신부임을요. 박멸한 줄 알았던 악마의 씨앗은 널리 널리 퍼져 조금의 양분만 있다면 다시 자라 사회 전체에 암처럼 퍼집니다.

해리는 사실 백신부의 대리인일 뿐이었고,  해리는 죽음으로 성녀가 되었습니다. 해괴망측한 일들은 해리의 자살로 덮어지는 듯했으나 나쁜 놈이 더 잘 산다는 말처럼 또 다른 악행은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해리'라는 제목을 갖고 있지만 사실 이해리의 만행은 소설 속에서 어린애 장난에 불과합니다. 악의 근원은 따로 있었습니다. 밟아도 태워도 꺾어도 되살아나는 악마의 불씨는 바로 백진우 신부임을요. 박멸한 줄 알았던 악마의 씨앗은 널리 널리 퍼져 조금의 양분만 있다면 다시 자라 사회 전체에 암처럼 퍼집니다.


해리는 사실 백신부의 대리인일 뿐이었고,  해리는 죽음으로 성녀가 되었습니다. 해괴망측한 일들은 해리의 자살로 덮어지는 듯했으나 나쁜 놈이 더 잘 산다는 말처럼 또 다른 악행은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수혜자 백신부는 또 하나의 명성을 얻었고, 하느님에서 하나님을 믿는 목사가 되어  우리 사회 속에 편입되었습니다. 정의 구현, 적폐 청산, 이상 사회 건설이란 캐치플레이는 어쩌면 힘 있는 자에게 어울리는 말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올바름과 상식을 가진 자를 토양 삼아 살아나는 악마의 씨앗. 오래도록 뿌리내린 씨앗을 박멸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의 제초작업, 가지치기를 하지 않는다면 더 큰 화를 불러올지도 모릅니다.







부디 소설을 읽고 분노하되 슬퍼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소설은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지만 어차피 현실도 아수라긴 마찬가지니까요.

공지영 작가는 첫머리에 이렇게 서술합니다. 만일 당신이 이 소설을 읽으며 누군가를 떠올린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사정일 뿐이라고요. 소설은 허구지만 소설을 만들 낼 수밖에 없는 배경은 부조리한 현실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안개가 제일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안개를 뚫고 나올 수 있는 건 단 하나! 소리예요. 그런데 그 소리는 저절로 나오는 게 아니고 사람이 입을 열어야 해요. 무언가가 때려져야 하고 울려져야 하고 외쳐야 하고......





모든 것을 삼킨 후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는 모두의 양심에 호소하는 듯, 불편한 이유겠지요. 알고도 침묵한다면 모두 같은 공범입니다. 공지영 작가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모든 것을 집어삼킨 잔잔한 바다에 돌을 던졌습니다. 여러분은 어쩌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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