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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ul 03. 2019

<기름도둑> 제23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한 소년의 성장과 파멸


순진한 소년 랄로는 짝사랑하는 소녀 아냐에게 선물할 스마트폰을 장만하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가난 그 자체, 홀어머니와 살며 기름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던 소년은 가게에 빚까지 지고 있는 상태죠.. 랄로는 기름 도둑 일당에 가담해 큰돈을 벌게 됩니다. 아냐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하고, 엄마에게 줄 꽃도 삽니다. 세상이 다 자기 거 같던 행복도 잠시, '운수 좋은 날'처럼 영화는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랄로의 잔혹한 성장영화기도 하다


영화 속 정부는 기름값 폭등으로 민심은 극에 달했고, 송유관의 기름을 훔치는 기름 도둑들이 기승을 부리는 중입니다. 이들은 실수로 불을 내기도 하는데 그 피해도 어마어마하다. <기름도둑> 멕시코의 현실을 다루고 있고 여전히 지금도 진행 중인 사안입니다. 영화는 올해 초 멕시코 송유관 사고를 예측한 듯합니다. 이 사고로 130여 명의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마을 전체가 불에 타버렸습니다.



여전히 멕시코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영화에서 기름도둑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합니다. 유가 폭등은 정부가 기름을 쟁여두고 있기 때문이며, 사회가 약속한 평등한 삶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죠. 마치 자신들은 옳은 일을 하는 의적이라 스스로 칭하는 듯합니다.


소년의 현실은 기름이 배어 잘 지워지지 않는 옷처럼 점점 찌들어갑니다. 석유가 솟구치는 진흙탕 싸움의 영상미와 사운드가 백미입니다. 미국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 극영화부문 최우수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에드가 니토'의 이 강렬한 장편 데뷔이기도 합니다.



영화 <기름도둑>


'에드가 니토' 감독은 제19회 bifan에서 <멕시코 바바로>의 단편에 참여 한 바 있으며, 8명의 멕시코 감독들이 모여 멕시코에서 전해 내려오는 끔찍한 전설을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했습니다.   랄로를 연기한 배우는 이번 영화가 처음이며, 웃다가 우는 장면을 촬영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과장 없이 담담하지만 커다란 충격과 울림을 던지는 범죄 드라마이자 성장영화, 돌아갈 수 없는 순수함을 체험하는 영화입니다.


[제23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




평점: ★★★

한 줄 평: 여전히 진행중인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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