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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ul 03. 2019

<온다> '나카시마 테츠야' 신작

관계의 빈틈을 노리는 그것!

온다, 来る, It Comes, 2018,나카시마 테츠야



제23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된  <온다>는 '사와무라 이치'의 《보기왕이 온다》를 영화로 각색했습니다. 기대되었던 조합은 <고백>,<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나카시마 테츠야'가 연출했고, '츠마부키 사토시', '오카다 준이치', '쿠로키 하루', '마츠 다카코', '고마츠 나나'등이 출연해   비주얼적 상상력으로 구현하겠다라고 짐작했습니다. 역시나 짐작대로네요!


영화 <온다>는 알 수 없는 존재의 저주를 그린다


어릴 적 한 소녀와 함께한 숲속 놀이, 그 이후 돌아오지 않는 소녀. 그 소녀의 악몽에 시달리는'히데키(츠마부키 사토시)'를 따라다니는 정체불명의 그것. 성년이 된 히데키는 아내(쿠로키 하루)와 예쁜 딸 치사와 가정을 꾸렸습니다. 히데키는 결혼해서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에 들떴고, 딸아이가 태어나자 열심히 블로그에 소식을 업로드하며, 육아 모임도 나가며 정성을 쏟죠. 그러나 그것이  다시 단란한 가정을 찾아오며 일상을 잠식해 갑니다.



보기왕은 당신의 두려움을 먹고 산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도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감정, 상처주는 언행일 수 있으며 편향된 시각과 이기심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고 두려움을 양성하는지 알 수 있죠. 보기왕은 이런 관계의 빈틈을 찾아 찾아온답니다.


자신을 찾는 손님 방문을 전한 후배의 원인불명 병환, 전화나 계속되는 괴이한 일의 반복. 시달리다 못한 히데키는 민속학자인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언로인과 영매사를 소개받습니다.  과연 이 가족은 보기왕의 저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캐릭터는 다들 말못할 상처를 갖고 있다



영화와 소설은 세 사람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소설은 나눠있지만 영화는 정확히 자르지 않습니다. 먼저 저주가 쓰인 히데키, 그의 아내, 영매의 남자친구의 이야기로 구성됩니다. 비주얼 리스트인 감독의 영화 답게 마치 뮤직비디오, CF를 보는 듯하며. 감각적이고 강렬한 색채,  빠른 화면 전환이 자칫 불친절하고, 과도하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실체가 명확하지 않는 그것을 구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그것에게 당하는 인간의 나약함과 불안함을 영화 가득 채워 넣었습니다. 원작《보기왕이 온다》는 잊고 싶었던 기억, 내면 밑바닥의 공포를 건드립니다. 그 공포를 좀 먹고 자라난 마음은 어떤 수법으로 사람을 현혹시키기에 주목하는 소설인데요. 일본의 구절 설화와 서양의 부기맨을 결합해 그럴듯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냅니다.



영화 <온다> 고마츠 나나



원작은 호러, 심령의 느낌이 강했다면 영화는 오컬트적 요소가 큽니다. 후반부 거대한 굿판은 비주얼의 극치를 달리며 누군가에겐 황홀을 누군가에겐 피로감을 선사할 것 입니다. 이 부분은 <곡성>이 떠오르기도 했으며, 한국 무속인도 언뜻 보입니다.




[제23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




평점: ★★★

한 줄 평: 원작의 지나친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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