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중성을 갖는다. Dream과 Hope. 당신이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 우리 모두 꿈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꿈을 생생히 기억하는 남자, 현오
한 남자가 간밤에 꾼 꿈 이야기를 연구원 K와 M에게 하기 시작한다. 자신은 꿈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말한다. 이름은 현오, 꿈에선 본 것을 그림으로 그리는 일러스트다.
간밤의 꿈에서 현오는 작업실에서 꿈에서 본 여자를 그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얼굴이라도 자기 얼굴을 보면서 그린다. 그런데 이상하다. 대부분 꿈은 자기가 기억하고 있는 단편적인 이미지 속에서 뒤섞여 이미지화 되는데, 처음 본 여자지만 굉장히 낯익다. 긴장한 연극 배우로 보이는 여자가 되기도 하고, 그 여자 옆에서 지켜보는 관객이 되기도 한다. 꿈과 꿈의 경계조차 알 수 없는 뫼비우스 띠지 같은 꿈을 여행하는 기분이다.
꿈에 대한 확신이 없는 여자, 주은
그 여자는 잔뜩 주눅이 들어있다. 불안해 보이고 자신감도 없어 보인다. 이내 연극 속 무대로 이동하고 산책하고 있는 숲에 들어선다. 여자는 산책하면서 동료에게 속내를 털어 놓는다. 동료는 일단 시선을 견디고 그냥 그려니하고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자기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자책하는 동안 배경은 한 커피숍에 머문다. 커피숍에는 유명 배우가 앉아 있다. 남자는 지금 카메라로 촬영 중이며 자신과 연기를 하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자는 자신이 없다고 솔직히 털어 놓는다. 이때 현오가 나타나 격려하고 응원한다. 이렇게 꿈은 끝난다. 너무나 생생하고 구체적이라 잊을 수 없는 기억의 꿈이다.
현오의 꿈 이야기에 연구원 K와 M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사실은 사람의 기억을 시청각적 정보로 전환하는 연구에 몰두하던 중 꿈 속 이미지를 데이터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말한다. 즉 인공지능 메모리 칩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지원자의 꿈은 하나의 영화처럼 언제나 꺼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꿈 분석 해설자와 꿈을 기억하는 자. 하지만 꿈을 저장한 메모리칩의 데이터를 풀 수 없는 난관에 봉착하고, 특별한 능력자 현오를 실험에 참가시킨다.
현오가 꾼 꿈은 사실 지원자의 어떤 꿈 속을 경험한 것이다. 저장한 꿈은 상처받은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기억상실을 치유하기도 할 것이며, 반려 동물의 언어로 이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 가치다. 꿈을 향한 모험,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꿈을 매개로 다양한 기억에 접근한다
꿈은 뇌가 본 수많은 이미지를 편집하고 버리는 일을 한다. 중요한 기억, 버려도 되는 기억, 무의식의 기억을 선별한다. 때문에 살면서 꾸어 온 무수히 많은 꿈을 모두 기억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거나 재앙일지도 모른다. 말도 안 되는 꿈, 무서워서 빨리 깨고 싶었던 꿈, 잊고 싶은 꿈, 또 꾸고 싶은 꿈이 혼재되는 고통일 수 있다. 피곤하지 않냐는 지문에 현오는 오히려 두 개의 삶을 사는 기분이라 말한다. 당신이 만약 현오의 능력을 갖게 된다면 어떨 것 같은가? 잠시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영화는 꿈,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처음 보는 것 같아도 이내 기시감이 드는 매력적인 이야기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이야기로 관객의 마음을 빼앗는 김종관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전작 <페르소나>에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김종관 감독은 <메모리즈>를 통해 이를 확장하기에 이른다.
꿈과 기억을 기록한 특별한 메모리칩을 만들고 이를 풀 수 있는 SF적 상상력과 키마스터인 사람이 만나 온기가 느껴지는 영화기도 하다. 하나의 꿈, 두 개의 기억. 꿈의 세계를 다채로운 상상력으로 접근한 <메모리즈>는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을 잇는 김종관 감독의 판타지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메모리즈> Full Version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ElL3aQA9bVg&feature=youtu.be
평점: ★★★
한 줄 평: 근미래, 당신이 이루고 싶은 꿈과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