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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장cine 수다

<엑시트> 대도시를 무대로 방탈출 느낌 물씬!

스릴과 웃음을 제대로

by 장혜령
IMG_20190729_101227_958.jpg 엑시트, EXIT, 2019, 이상근



올여름 빅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의 <엑시트>는 코미디와 재난을 영리하게 섞은 영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더운 여름 혼자, 친구, 연인, 가족과 무리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다. 조정석, 임윤아 둘이서 생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짠내폭발, 조마조마, 아등바등, 산전수전 다 겪는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국형 재난 코믹 영화의 탄생

영화 <엑시트> 스틸컷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었지만 몇 년째 취준생인 용남(조정석). 어머니 고희연을 차로 한 시간 반이나 되는 먼 곳으로 잡았다. 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칠순 잔치가 무르익을 무렵, 연회장 부점장인 의주(임윤아)를 우연히 만나 어색한 재회의 시간을 갖는다. 한편 칠순 잔치를 정리하고 귀가하려는 가운데 갑자기 의문의 연기로 장내는 아수라장이 된다. 연기의 출처도 성분도 모른 채 도시 전체가 유독가스로 덮여 혼란스러워진다.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대비시켜야 하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다. 과연 지질한 용남은 가족과 의주에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영화 <엑시트> 스틸컷



재난 영화라고 하면 심각한 상황과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극적인 상황이 이어진다. 하지만 영화 <엑시트>는 여기에 현실성을 첨가해 재난 생존 방식을 습득할 수 있다. 영화에서는 독가스가 도시 전역에 퍼지고 있지만 이를 지하철과 터널, 지진, 쓰나미 등으로 치환할 수 있는 대국민 생존 키트 같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잡학 영화라 하겠다.


방독마스크가 어디에 있는지를 상기할 수 있었다. 바쁜 출퇴근 시간 자세히 보면 지하철 한편에 구호용품 보관함이 있다. 만약 방독면은 가쁜 숨 10분 느린 숨 15분마다 갈아주어야 한다는 것과 핸드폰으로 구조 신호 SOS를 치는 방법, 재난 구역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드론 촬영, SNS는 인생 낭비가 아닌 뉴스보다 빠른 생존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필살기를 습득할 수 있다. 그밖에 쓰레기봉투, 고무장갑, 분필 등이 본연이 쓰임새를 달리하며 웃음 포인트가 된다.



뜻밖의 재능, 다 배워두면 언젠가는 써먹는다

영화 <엑시트> 스틸컷


상황 자체가 거대한 방탈출 게임 같다. 이들은 구조를 가만히 앉아 기다릴 수 없다. 잘못 하다가는 차오르고 밀려오는 유독가스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는 캐릭터를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의 장기를 십분 살린다.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기 위한 사투,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오가는 액션, 소시민이 또 다른 소시민을 구함이 우리 곁의 숨은 영웅을 생각나게 했다. 내가 제일 먼저 살고 싶었을 이기심을 누르고 인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양심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상황 아다. 오프닝에서 조정석이 왜그리 철봉을 열심히 했는지도 후반부 폭발하는 활약으로 만나볼 수 있다.


용남은 가족들의 동네북이었다. 취업 준비나 할 것이지.. 산악 동아리 활동이 밥을 먹여 주냐며 질타와 무시가 이어졌다. 몇 년째 취준생 용남의 단골 놀림감이었다. 하지만 일이 터지자 쓸 데 없는 취미가 별안간 재능으로 둔갑한다. 옛말에 배워두면 언젠가는 다 써먹는다고 했다. 또한 입버릇처럼 자꾸만 말하면 말이 씨가 된다고 했다. 희망고문처럼 '다 잘 될 거야'라고 말하던 잔소리가 용기를 부르고 희망이 된다.



영화 <엑시트> 스틸컷


영화 <엑시트>는 한국형 스파이더맨, 톰 크루즈가 부럽지 않는 오락영화로 손색없다. 미세먼지, 지진, 건물 붕괴 등이 빈번해진 대한민국에 어울리는 생활밀착형 재난 영화다. 그렇듯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특별했던 영화다. 치열하게 오늘 하루를 사는 보통 사람들은 매일이 재난의 연속이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속담처럼 당장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노고를 멀리서 응원한다.


더붙여, 프랑스 재난 영화 <인 더 더스트>와 비슷한 소재지만 다른 설정과 분위기가 있어 비교해서 보면 좋다. 무엇보다 재나영화 3대 요소인 신파, 억지 설정, 헛웃음 나오게 만드는 분노형 캐릭터가 없어 군더더기없이 깔끔하다. 생각하지도 못한 카메오의 출연을 눈 크게 뜨고 찾아볼 것! 올여름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즐긴다면 추천한다.


평점: ★★★

한 줄 평: 한국형 코믹재난영화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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