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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Oct 21. 2019

<엔젤 오브 마인> 직감, 엄마의 무서운 모성본능

실화 바탕 충격 반전 스릴러

엔젤 오브 마인, Angel of Mine, 2019,킴 파란트



'누미 라파스'를 처음 스크린에서 본 건 부천국제영화제에서였다. <밀레니엄> 시리즈였는데 짙은 스모키 화장에 타투로 치장한 강한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후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로메테우스>에서 또 한 번 강렬한 캐릭터 '엘리자베스 쇼'를 맡아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월요일이 사라졌다>에서는 1인 7역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혼자 소화한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누미 라파스는 스웨덴 출신 배우로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북유럽 배우 중 하나다. 전형적인 미인상은 아니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마스크를 지닌 배우다. 특히 잔근육이 섹시하다. 예전부터 연기 참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 절정에 달했다. 잃어버린 자신의 천사를 찾아 나선 엄마의 진한 모성애가 무서울 정도였다. 비뚤어진 모성, 직감, 불안, 망상, 집착, 광기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농밀한 서스펜스를 만들어 낸다.



모성애와 상실이 빚어낸 광기

영화 <엔젤 오브 마인> 스틸컷

영화 <엔젤 오브 마인>은 7년 전 산부인과 사고로 갓 태어난 아이를 잃은 엄마의 집요한 딸 찾기다.  이웃집 딸이 자기 딸이라는 의심이 확신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잔잔히 조용하게 엄마 리지의 심리를 쫓아가다가 후반분에 증폭되는 긴장. 그 후에 드러나는 진실의 충격이 크다. 음악 기호로 따지면 점점 크게의 '크레센도'에 해당하는 영화다. 감정의 세기와 강도 높아지는 대범함이 이 영화의 묘미다.


아이를 잃은지 7년, 그리움으로 살다 보니 일과 가족, 자신마저 놓아버린 리지(누미 라파스)는 오늘도 약으로 하루를 버틴다. 어느 날, 우연히 '롤라'와 마주친 뒤 단박에 사고로 읽은 자신의 아이임을 느끼고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영화는 매일 약에 의존하고 남아 있는 가족마저 내팽개치는 불안한 리지를 자주 노출함으로써 리지의 말 하나하나가 위선이라 믿게 만든다. 때문에 롤라를 향한 리지의 행동은 집착과 광기 그 이상으로 보일 뿐 롤라의 부모를 시작으로 가족들에게까지 지지 받지 못한다.


영화 <엔젤 오브 마인> 스틸컷


한 편 매물로 내놓은 집을 보러 온 여자 리지의 과한 친절함에서 이상함을 느낀 '클레어(이본느 스트라호브스키)'가 아이를 지키려는 모습도 리지 못지않게 처절하다. 두 여자, 한 아이. 뺏으려는 엄마와 뺏기지 않으려는 엄마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순간의 직감을 믿을 수 있을까


'직감'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이나 현실을 접했을 때 설명하거나 증명하지 않고 진상을 바로 느껴 아는 감각을 말한다. 직감은 때로는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감정으로 치부 받기도 한다. 사람의 육감. 특히 여성의 본능인 직감은 무서울 정도로 맞아떨어질 때가 있다. 리지는 그 직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쩌면사실에 의거하며 이성적인 대처와는 거리가 먼 감정이라 얘기할지 모른다. 하지만 미묘한 직감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큰 파장은 크다. 대체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마법 같기도 하다.


리지는 롤라가 자기 아이라는 확신을 굳히기 위해 변명과 거짓말이 늘어난다. 급기야 가족의 신뢰까지도 무너트린다. 과거에 갇혀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가족들까지 상처를 만드는 어쩌면 이기적인 캐릭터다. 하지만 막무가내 리지의 행동에 결국 수긍하게 된다.


'직감'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이나 현실을 접했을 때 설명하거나 증명하지 않고 진상을 바로 느껴 아는 감각을 말한다. 직감은 때로는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감정으로 치부 받기도 한다. 사람의 육감. 특히 여성의 본능인 직감은 무서울 정도로 맞아떨어질 때가 있다. 리지는 그 직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쩌면사실에 의거하며 이성적인 대처와는 거리가 먼 감정이라 얘기할지 모른다. 하지만 미묘한 직감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큰 파장은 크다. 대체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마법 같기도 하다.


리지는 롤라가 자기 아이라는 확신을 굳히기 위해 변명과 거짓말이 늘어난다. 급기야 가족의 신뢰까지도 무너트린다. 과거에 갇혀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가족들까지 상처를 만드는 어쩌면 이기적인 캐릭터다. 하지만 막무가내 리지의 행동에 결국 수긍하게 된다.



영화 <엔젤 오브 마인> 스틸컷


리지는 스스로를 잃어버린 조각 하나를 찾아 평생을 떠도는 사람에 빗댄다. 엄마는 무엇보다 자신의 일부였던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죄책감과 무기력이 밀려들며 평생을 속죄하며 살아간다. 자기보다 먼저 간 자식을 평생 가슴속에 묻는다는 것이다. 실종된 아이를 향한 마음, 언젠가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믿음이 세상을 살아낼 수 있는 간절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



영화 <엔젤 오브 마인>은 2004년 CNN에 보도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997년 당시, 필라델피아주 펜실베니아의 한 집에서 불이 나 태어난 지 10일 된 아기가 사라진 것이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뼛조각이 발견되면서 아이가 사망했다고 최종 결론 났지만 엄마는 믿지 않았다. 6년이 흐른 뒤 자신의 아이와 닮은 소녀를 마주하게 되며 증명하기 위한 고군분투가 전 세계를 논란에 빠지게 했다.



평점: ★★★

한 줄 평: 엄마의 직감인가 광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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