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혜령 Sep 07. 2018

<타샤 튜더> 힐링라이프 타샤의 정원으로 놀러 오세요!


© 영화 <타샤 튜더>  / 마르타니 미츠에



2015년은 '타샤 튜더' 탄생 100주년이었습니다. 30만 평의 정원을 가꾼 원예가, 자연과 동물을 사랑한 자연주의자, 18세기 식 집을 짓고  19세 기식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 양초와 인형, 옷가지를 직접 만들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산  '타샤 튜더'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를 제15회 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만났습니다.









© 영화 <타샤 튜더> /  손자와 손자며느리와 사과주스 한잔




인생은 너무 짧아요. 즐겨야죠.




버리고 새로 사는 것보다 느리지만 오래된 것에  가치를 두는 생활방식은 현대인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참을 성 없는 요즘 사람들에게 정원 가꾸기의 매력을 설파하며, 인생의 여유와 철학을 느껴볼 것을 권유하는 느림의 미학. 현재를 즐기며 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것,  자신이 가진 재능에서 기쁨을 찾는 방법을 조근조근 알려줍니다.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조용히 듣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인생을 다큐는 오롯이 담아냅니다.



© 영화 <타샤 튜더>/ 18세기 식 집에서 19세기 식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타샤




영화 <타샤 튜더>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꾸준히 해 온 동화작가이자 원예가인 타샤 튜더의 90여 년을 담은 회고록 같은 다큐멘터리입니다. 타샤의 전신과도 같은 정원의 사계절은 물론 집안 구석구석의 빈티지한 오브제, 식기, 옷 등 그녀의  모든 것입니다. 30년 동안 황무지를 개간해 일구었다는 정원은 간절히 원하면 뭐든 이루어진다는 동화적 판타지와 하루하루를 꾸준히 노력하는 현실의 아이러니한 양면과도 같죠.



© 영화 <타샤 튜더> / 코기를 20여마리나 키운 금손




명문 집안에서 태어나 엄격한 규율을 받으며 자라던 타샤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떨어져 살게 됩니다. 그때 맡겨진 친구 집에서 농업과 가사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요. 이때 타샤의 정체성을 정립하게 되죠. 사교계에 진출하길 원하던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연을 벗 삼아 사는 삶을 선택하게 됩니다.




© 영화 <타샤 튜더> / 타샤의 정원엔 네 잎 클로버가 가득하다



결혼 후 생계에 관심 없는 남편에 홀로 네 아이를 키우며 생계형 작가가 된 타샤. 연약해 보이지만 자립심 강한 한 겨울의 앙상한 나무 같은 모습이 타샤의 이미지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기계화 자동화된 시대에 현대식을 거부하며 자연주의와 수작업을 고집하는 모습은  마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아마 《월든》의 여성 버전을 영화화했다면 어떨까요? 타샤의 시계는 19세기에서 멈춰 천천히 흐릅니다.




© 코기 빌 마을 축제 / 타샤 튜더



스물셋에 첫 동화책 《호박 달빛》을 출간하며,  부지런하게 재능을 연마해 다양한 작품을 쏟아냈죠. 아흔이 넘는 나이에도 장미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독서광, 느긋한 오후의 티타임을 사랑하는 티 마니아, 현재에 충실할 것을 다독이는 프로 현실로의 연륜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영화 <타샤 튜더>



영화 <타샤 튜더>는 바쁜 일상에 사계절의 변화도 알아채지 못하는 현대인을 위한 소확행,워라밸 처방전입니다. 내레이션을  넣지 않아 프로의 면모,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한 타샤의 날것 그대로가 담겨 있죠.

특히 직접 만든 인형으로 마리오네트 공연을 해오던 순수한 심성 또한 영화의 중심 기류를 형성하고 있고요. 코기와 꽃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편안한 러닝타임이 자연주의, 스로우라이프에 관심 있는 관객에게 축복 같은 영화가 될 것 입니다.

일상을 예술로 승화시킨 한 아티스트의 소박한 라이프스타일을 탐미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계절,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을의 문턱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마치 그 정원 속에  산책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타샤의 정원 산책 어떤가요?




평점: ★★★
한 줄 평: 아름다운 정원과 파란 하늘, 코기의 모찌모찌함이 한 가득.



매거진의 이전글 <대관람차> 당신의 소우주(꿈)를 찾아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