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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Sep 26. 2018

<체실 비치에서> C열 9번에서 널 기다려

© 체실 비치에서 / 도미니 쿡



영국 문학의 정수라 불리는 '이언 매큐언'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했으며 직접 각본에 참여해 원작과 다른 결말을 내놓은 <체실 비치에서>.  문학의 속성을 스크린에 옮기며 섬세한 감정을 건드리는 깊은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 체실 비치에서 / 시얼샤 로넌



영화는 1960년대 영국, 20대 초반의 풋풋한 '플로렌스(시얼샤 로넌)'와 '에드워드(빌리 하울)'은 이제 막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두 사람의 어긋남을 예견이라고 한 듯, 디너 식탁 밑 긴장한 발을 통해 보여주죠. 


서로 다른 세계관을 지닌  연애와 결혼의 복잡 미묘한 이면, 이언 매큐언의 작품 《어톤먼트》이후 두 번째 출연인 '시얼샤 로넌', 그리고 '빌리 하울'의 발견이기도 합니다. 참 예뻤고, 슬펐으며, 한 번쯤 사랑을 해봤으면 이해할 만한 이야깃거리가 공존하는,  서툴렀던 그때가 생각나는 영화였습니다.



© 체실 비치에서



두 배우 모두 문학과 관계가 깊습니다. '시얼샤 로넌'은 <어톤먼트>로 이미 '이언 매큐언'의 작품에 참여한 바 있고, '빌리 하울'은 영국 문학쌍벽인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예리한 문장력을 스크린에 구현한 바 있습니다.


거기에 클래식과 락, 재즈 등 음악적 향연과 체실 비치의 아름다운 풍경, 한 번쯤 입어보고 싶은 플로렌스의 스타일이 점철되며 잊지 못할 사랑 영화로 각인됩니다.

두 사람의 엇갈림이 안타깝고 공감돼서  많이 울었습니다. 찬란했던 만남과 연애결혼까지의 조각난 기억을 짜마춰 끝내 체실 비치로 관객을 안내합니다. 참 잔인한 설정이고 현실적인 다툼입니다.



© 체실 비치에서



신혼 첫날 헤어지는 안타까움을 연필 깎듯 서서히 돌려가며 보여주는 탓에 감정이 오래도록 머무는 작품입니다. 이 가을 멜랑꼴리와 로맨틱의 결합이 어울리는 영화를 찾는다면 <체실 비치에서>를 추천합니다. 원작의 다른 결말뿐만 아니라, 원작자의 각색으로 만나는 영화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평점: ★★★☆
한 줄 평: 서투름과 성급함이 빚어낸 어긋남이란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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