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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Sep 30. 2018

<파이널 포트레이트>자코메티와 콜라보레이션, 성공적?

© 파이널 포트레이트 / 스탠리 투치



영화 <파이널 포트레이트>는 '자코메티'와 작가이자 친구 ‘제임스 로드’의 18일간의 공동작업을 그린 영화입니다. 미술 경매 시장에서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 '알베르토 자코메티'를 짧은 시간 안에 들여다보기 좋은 영화기도 하고요.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음악 덕분에 욕쟁이 괴짜 예술가의 짜증스럽고, 들쭉날쭉한 변덕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도 한 영화입니다.




1964년 파리, 천재 조각가이자 화가인 자코메티는 ‘제임스 로드’에게 초상화의 모델이 되어줄 것을 제안합니다. 완벽과 세심함을 추구하는 자코메티는 단 2-3시간이면 된다고 하더니, 그리기를 반복, 그렸던 것도 재수정의 연속, 제임스에게 며칠만 더 모델이 되어달라고 요구하는데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표를 취소한 제임스는 점점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지만 가야겠다는 말은 못 합니다.

영화는 제임스 로드의 책《작업실의 자코메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과한 연출이 없어 단백하지만, 반대로 초상화를 그리던 3주간의 이야기로 느끼면 단조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코메티가 어떻게 작품을 만드는지 궁금한 분들에게는 지적 유희의 기회, 예술가의 작품이 탄생하는 순간을 함께 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굿 찬스! 또한, 배우 출신의 연출가 '스탠리 투치'의  연출작으로 메서드 연기 전문 배우 '제프리 러쉬'와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아미 해머'의 연기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7평 남짓한 작업실이에서 두 배우의 연기와 아내 '아네트(실리 데스튀)'와 애인 '캐롤라인(클레멘스 포시)', 동생'디에고 역의 '토니 살호브' 세 등장인물이 거의 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상장면은 전혀 없고 오로지 18일간의 일을 기록하는 영화 같기도 한데요. 한정된 공간인 탓에 일종의 연극을 보는 듯할 뿐 극적인 장치나 카메라 기법 등은 없습니다. 간혹 등장하는 OST 덕에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요.






익히 알고 있던 파리의 화려한 모습 대신, 음울하고 잿빛인 60년대 파리의 모습과 불어하는 아미 해머, 요리보고 저리 보고 클로즈업으로 천천히 관찰할 수 있는 아미 해머의 얼굴은 질리도록 볼 수 있는 영화라 자부합니다.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아미 해머의 얼굴을 뜯어 살피는 시선은 카메라와 동일하니까요.



영화는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예술가의 성격, 끊임없이 자신을 나락을 밀어냄으로써 영감을 얻는 작업 스타일을 세심히 나열합니다. 사진이 대신하며  초상화가 무의미해진 시대, 초상화를 완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자코메티의 입버릇이 자꾸만 귀에 들립니다. 

'초상화를 완성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라는 자코메티의 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천재적 기질,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충분했습니다.



평점: ★★★
한 줄 평: 아미 해머 오롯이 보기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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