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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Oct 01. 2018

<너는 여기에 없었다>'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이 압도적

'호아킨 피닉스' X '린 램지'의 시너지가 빛난다 

© 너는 여기에 없었다 / 린 램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마스터피스 <너는 여기에 없었다>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에너지가 폭발하는 영화입니다. 90분간의 숨 막히는 강렬함은 '린 램지'감독의 전작 <케빈의 대하여>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불친절한 카메라와 음악을 통한 폭력의 고찰,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이 압도적인 작품입니다.




© 너는 여기에 없었다 / 호아킨 피닉스



청부살인업자 '조(호아킨 피닉스)'는 어린 시절과 참전의 트라우마로 고통스럽습니다. 늘 죽지 못해 사는 사람처럼 그냥 흘려보내고 있죠. 어째 자살을 꿈꾸지만 죽을 용기는 없어 보입니다. 어쩌면 노모를 돌보기 위해 사는 거라 말해도 무방해 보이는 낭비된 인생을 살고 있던 중  '니나(예카테리나 삼소노프)'라는 소녀를 구출해야 하는 사건을 맡습니다.



호아킨 피닉스 X 린 램지의 폭발적인 시너지!
© 너는 여기에 없었다



영화 <너는 여기에 없었다>는 <케빈에 대하여> 이후 '린 램지'감독의  신작으로 '조나단 에임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해 연출했는데요. 이미 시나리오 단계에서 배우 '호아킨 피닉스'를 염두에 두고 썼을 정도로 배우 자체가 영화로 각인되는 예입니다. 


두 거물의 시너지가 빛나는 영화는 29일 만에 촬영, 원작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내는 린랜지의 탁월한 감각을 증명합니다.


'호아킨 피닉스'는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증받은 명배우죠. 그 이름값이 아깝지 않은 이번 영화는 상처투성이 킬러 '조'의 캐릭터를 완성시키기 위해 몸무게를 늘리는 작업을 병행했는데요. 꼽추처럼 걷는 걸음걸이를 연구하고, 등 조차 연기하는 듯한 메서드 연기를 보여줍니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음악
© 너는 여기에 없었다



영화의 또 다른 주역은 바로 '음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에 참여하며, 능력을 입증한 영화 음악가 '조니 그린우드'의 작품이라 할만한데요.  현을 긁는 듯한 불쾌한 소리, 타악기의 숨통을 끊어 놓을 듯한 강렬함, 피아노 건반을 거의 때리다시피한 가학적인 소리가 어우러져 한층 기묘한 감각을 연출합니다.

이는 소녀를 구하는 장면에서 빛납니다.  흑백 무성영화를 보고 있는 듯. 숨죽이고  지켜보게 만드는 폭력적인 미장센으로 구현됩니다.  순간 두 사람은 레옹과 마틸다, 아저씨와 소녀처럼 보이기 합니다.  혹은 구원받은 성녀와 부활한 초월적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어릴 적 겪은 가정폭력의 희생자, 참전 군인에서 안티 히어로(일반인과 다를 바 없거나 도덕적으로 나쁜 영웅적 면모를 갖추지 못한 소설 속 주인공)로 변하는 과정을 보는 듯한데요. 화룡점정은 식당에서 밀크셰이크를 3잔 앞두고 마주한 의미심장한 결말입니다.



© 너는 여기에 없었다


영화 <너는 여기에 없었다>는 어쩐지 사연 있어 보이는 한 남자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섬광처럼  지나가는 플래시 백을 조각조각 모아보면 찢겨버린 영혼의 큰 그림이 완성됩니다.



폭력의 피해자는 언제든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가변성과 속죄, 구원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작품입니다. 원제 'You Were Never Really Here'이 갖는 통렬한 부정은 폭력의 역사를 지우고자 했던 간절한 외침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평점: 
한 줄 평: 한 남자의 고해성사기, 몽환적인 영상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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