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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Oct 04. 2018

<베놈> 소니 X 마블 콜라보 영화, 뭔가 어정정한데?

© 베놈 / 루벤 플레셔



소니와 마블의 콜라보레이션, 마블 최초 빌런 히어로의 탄생, 잔혹하고 무자비한 캐릭터로 사랑받았던 '베놈'의  솔로 무비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베놈 원작 만화는 마블이지만 어벤져스 유니버스에 끼지 못하는 이유는 마블의 경영난으로 '스파이더맨'판권을 소니에게 팔았기 때문인데요. 비슷한 상황으로 엑스맨이 20세기 폭스에서 만들어지는 이유기도 하겠죠.


© 베놈 / 너의 눈. 폐, 췌장.. 을 먹고 싶어!



거두절미하고 화끈한 무언가를 기대한 저에게 <베놈>은 히어로 영화가 이렇게 짧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쉬운 107분였는데요. 15세 등급 판정을 받기 위해 대거 가위질을 한 것 같은 뚝뚝 끊어지는 편집이 기대에 못 미치는 영화였습니다.

베놈과 결합을 위해 초반부의 지루한 드라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고만고만한 액션도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선악을 넘나드는 이중적 캐릭터 '에디 브록'역의 톰 하디와 그의 여자친구 '앤'역의 미셸 윌리엄스를 한 영화에서 그것도 히어로 물에서 만난다는 설렘은 가져가는 영화입니다.


© 베놈 / 열혈 기자 에디



열혈 기자 '에디 브록(톰 하디)'는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구린 음모를 캐다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와 공생하게 되는데요. 이 녀석은 혼자로서는 지구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숙주가 필요한 약간 엉성한 에일리언. 그러나 욕망에 사로잡힌 '드레이크(리즈 아메드)' 사장님은 그러거나 말거나 노숙자를 이용한 다양한 임상실험을 멈추지 않습니다.

일단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은 예고편에서 보여준 혹은 원래 캐릭터의 특성은 관람등급을 낮추는 바람에 평타 수준이라는 것. <데드풀> 시리즈 같은 고어, 슬래셔적 느낌이나 블랙 코미디적 풍자보다는 그냥 그러한 수준으로 잘라주는 통에 뭔가 날아가기는 하지만 그냥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합니다. 피가 난자하지 않아요. 참 이상하지요. 분명히 터지고 찢겼는데 말이죠.


© 베놈 / <업그레이드>의 주인공과 너모 비슷. <업그레이드>에 붙여도 티 안나는 스틸.




캐릭터 또한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정의롭지만 가진 것 없는 소시민이 갑자기 통제할 수 없는 엄청난 힘을 갖게 되고,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지르며 굉장히 '스미마셍~'. 다음 편 정도는 가야 안티 히어로 적 모습을 갖추게 될지요. 여자친구 앤은 그나마 봐줄 만한데, 에디 때문에 자신의 삶이 무너지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쿨녀. 잠시 머물렀던 베놈의 강력한 파워에 약간 흥분하기도 하는 수동적이지만은 않은 캐릭터더군요.


© 베놈



하지만 <베놈>의 흥행 여부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베놈'은 '마블 스튜디오'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는 별개로 '소니 유니버스 오브 마블 캐릭터스(SUMC)' 세계관의 포문을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베놈>의 흥행 여부에 따라 SUMC의 세계관의 후속 작품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래서 15세로 대폭 낮춰 심심하지만 안정적인 스타일을 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걸 참고 견뎌야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수위의 베놈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일 수도 있겠네요.


참고로 쿠키영상은 1개이며, 새로운 캐릭터를 예고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시리즈 제작 당시부터 언급된 캐릭터입니다.



평점: ★★★
한 줄 평: 더 화끈할 걸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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