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혜령 Oct 14. 2018

<맥퀸> 어둠 끝에서 자신을 꺼낸 천재 디자이너

© 맥퀸 / 이안 보노트, 피어 에트귀



천재 디자이너로 불리던 알렉산더 맥퀸은 마흔 살에 요절한 영국 패션디자이너입니다.  뭐든 습자지처럼 빨아들여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길 좋아했으며, 최근 그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었죠. 알렉산더 영화 <맥퀸>는 그를 추모하는 영화적 방식, 맥퀸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 맥퀸



"패션에서 쇼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패션쇼가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부정할 수 없는 내면의 어두움을  기꺼이 창작의 연료로 쓴 맥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알아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맥퀸> 혐오, 불쾌, 충격, 불편, 야만스러움과 대척점에 있는 금기의 아름다움. 그 상반된 감정을 건드리는 마성의 쇼와 작품 세계를 탐미할 수 있습니다.






© 맥퀸



그는 다양한 문학과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는데요. '마틴 스콜세지'의 <택시 드라이버>, '알프레드 히치콕'의 <새>,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과 <베리 린든> 등  혁명적인 컨셉과 거장의 오마주로 런어웨이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평범함을 거부하고 관습을 거스르는 대담한  이단아, 앙팡테리블 (무서운 아이 enfant terrible) 맥퀸은 유년시절의 상처가 가슴속 어두움을 키웠고, 파격적인 콘센트로 승화되었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예술적 고뇌는 숙명처럼 그를 따라다닙니다.



© 맥퀸




맥퀸은 가장 사랑한 두 사람과 헤어지며 서서히 무너졌습니다. 그 둘은 보그 편집장 출신이자 패션계의 셉렙이었던 '이사벨라 블로우'와 '어머니'였는데요. 이사벨라는 그를 발견하며 평생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으며, 어머니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갈 때도 뒤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는 정신적 지주였죠.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읽게 했을 뿐 아니라 강인함을 심어준 어머니의 부재는 살아갈 희망 없는 어둠이었습니다.  



© 맥퀸


영화는 쇼를 성공하기까지의 무대 아래의 맥퀸을 담았습니다. 마치 어둠이 있어 빛이 더 환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맥퀸의 이면을 다섯 가지 컬렉션 제목을 차용해 담아낸 웰메이드 패션 다큐입니다. 짜임새 있는 편집, 각 챕터별 부제 선정 또한 탁월하며,  우아하면서도 웅장한 음악까지. 영화의 매끄러운 결을 완성하는 매력입니다.
영화음악은 평소 맥퀸이 좋아했던 <피아노>의 음악감독 '마이클 니만'이 맡았습니다.




천재는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고 우리 곁을 떠납니다. 주체할 수 없는 광기와 예술의 혼은 안타까운 선택을 했지만 그의 디자인은  수 세대를 걸쳐남아 소통하는 활로가 될 것입니다.

패션계 및 디자인에 몸담고 있는 분이나 영역을 넓혀 예술을 하는 모든 사람, 한 분야의 프로의 면모를 지는 아티스트에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당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뮤즈가 오는 때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평점: ★★★
한 줄 평: 빛과 어둠, 선과 악, 추함과 아름다움. 아티스트의 심연을 비추는 잔혹한 스포트라이트.



매거진의 이전글 <액슬> 댕댕이와 함께 춤을! 로봇 강아지영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