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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Oct 16. 2018

<미쓰백> 우리 사회는 더 많은 미쓰백이 필요하다

© 미쓰백 / 이지원


부모의 학대로 고통 속에 사는 아이들이 한해 수십만 명이라고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먹먹하고 답답했던 기분, 분노와 슬픔이 피떡이 되어버린 처절함에 몸서리치게 됩니다.




 <허스토리>도 그렇고 김선영 배우가 나오면 너무 좋다. 이희준 배우 캐릭터는 판타지지만 현실적이다



작은 아이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없어, 이런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미안하고 안타까워 이를 악물고 버티며 보게 된 <미쓰백>. 한지민 배우의 연기 변신과 아역 김시아양, 츤데레 이희준 배우와 김선영 배우의 걸쭉한 사투리가 잘 어울리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미워 죽겠는 계모 권소현 배우, 부모 자격이 없는 아빠 역에 백수장까지.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이희준 배우 연기 너무 좋네요. 만들어진 캐릭터지만 너무 멋진 거 아닌가요? 미쓰백의 든든한 지원자 겸 후원자. 키다리 아저씨 같기도 하고, 해결사 같은 스타일에 반했습니다.






© 미쓰백 / 영화 <아저씨>의 여성버전 같기도 하다



어릴 적 엄마에게 학대당한 후 고통 속에 살던 '미쓰백(한지민)'은 부모의 울타리 없이 자기 자신을 지켜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거친 삶은 살아가던 어느 날 자기와 똑 닮은 한 아이를 만난 후 삶의 궤도 자체가 변하게 되죠.


처음에는 한파 속 맨발에 겉옷도 없이 떨고 있는 아이가 눈에 밟혀 먹이고, 놀아준 게 다였죠. 멀쩡해 보이는 가족이 있어 간섭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주위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었고, 폭력의 그늘은 더욱 짙어지게 됩니다.




© 미쓰백 / 한지민의 연기 변신이 신의 한수



<미쓰백>은 익숙한 소재를 가졌지만 배우들의 연기,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캐릭터로 영화의 진정성을 끌어올렸습니다.

부모에게 학대당하고 세상에 버려진 미쓰백은 자신 외에는 믿지 않는 상처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일이 고스란히  사회적 낙인이 되었고,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되어버렸죠. 하지만 자신의 분신 같은 아이를 만나, 서로를 치유하게 됩니다.




© 미쓰백



흔히 폭력은 대물림되고 팔자는 닮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벗어날 수 없다고 포기할 수는 없죠. 영화는 과장되긴 했지만 불편한 진실을 전하며 아동학대의 경각심을 심어줍니다. <미쓰백>은 원영이 사건에 큰 모티브로 시작된 영화입니다. 그밖에 고준희양 사건 등 여러 영화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아이들의 고통을 보고 있자니 어른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너도 나 같은 인생으로 살지 말고, 차라리 죽는 게 속 편하지 않겠냐는 지은 아빠의 송곳 같은 말. 너를 언제 해칠지 모르는 내 곁을 떠나가라 미쓰백 엄마의 말. 둘은 당시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냥 부모가 무섭고, 버려질지 모를 공포가 더 컸을 테죠.

부모란 낳았다고만 되는 게 아닙니다. 같이 있어주는 것, 지켜 줄 수 있어야 부모입니다. 세상엔 더 많은 미쓰백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를 지지합니다.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요.



평점: ★★★
한 줄 평: 우리 사회는 더 많은 미쓰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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