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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Dec 04. 2018

<부탁 하나만 들어줘> 두 여자의 욕망대결

뛰는 나쁜년 위에 나는 미친년 있다?!



<나를 찾아줘>의 발칙함과 <서치>의 영민함을 갖춘 '폴 페이그'감독의 신작 <부탁 하나만 들어줘>. 전작 <스파이>와 <고스트 버스터즈>에서 꾸준히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며, 여성보다 여성 심리를 잘 파고드는  여성 주연영화 장인이죠.


ⓒ 부탁 하나만 들어줘 / 상반된 스타일 과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번 영화에서는 화려하고 완벽하지만 가시를 품은 장미 같은 '에밀리(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소박해 보이지만 진한 향을 가진 국화 같은 '스테파니(안나 켄드릭)'의 상반된 매력이 여성 관객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합니다. 패션부터 잡화 스타일링, 리빙 스타일 등 마치 여성 잡지 한권을 본 듯 한 영화입니다.

스타일리시와 스릴러가 만나 극강의 멋짐 예쁨을 뿜뿜하고 있으니, 두 여성의 아름다움에 매료될 준비 단단히 하시길요! 비 오는 하굣길 우산을 쓰고 걸어오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모습에 숨멎주의, 그 이후에도 도발적이고 힙한 그녀의 패션 스타일을 즐기는 재미를 빠트릴 수 없습니다. 


ⓒ 부탁 하나만 들어줘


나랑 가까워져서 좋을 게 없을걸...



싱글맘이지만 당차고 긍정적이게 사는 '스테파니(안나 켄트릭)'는 멋지고 화려한 커리어 우먼 '에밀리(블라이크 라이블리)'와 급격히 친해집니다. 감히 넘볼 수 없는 집, 거침없는 행동, 로맨틱한 남편 '션(헨리 골딩)'까지 뭐하나 빠지지 않는 에밀리를 동경하던 어느 날 불현듯 자취를 감춘 에밀리. 설상가상으로 시체로 나타나 충격을 줍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사라진 친구, 아내를 찾기까지의 과정이 여느 추리범죄극과 다르지 않습니다. 시체가 발견되는 순간, 관객은 후반부에 이어질 반전을 기대하며 사건의 전말을 궁금해하기 시작하죠.



ⓒ 부탁 하나만 들어줘


끔찍한 짓을 할 땐,
각자의 사정이 있는거야.



하지만 추리 범죄극, 스릴러를 많이 봐왔던 관객이라면 2%가 부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심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고려한다면 뒤통수를 칠 정도의 반전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탁 하나만 들어줘>의 매력은 '누구나 비밀은 있다'라는 기본 공식을 차용했기 때문입니다. 




ⓒ 부탁 하나만 들어줘
걔들은 부모가 아니라,
엑소시스트가 필요해!


 또한, 찰진 19금 유머로 관객들의 길티플래져를 건드린다는 것도 한몫. 이 환상의 케미스트리는 '폴 페이그'감독과 약빤 번역의 대사 '황석희' 번역가, <데드풀>의 '라이언 레이놀즈'가 있어 가능한 시너지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잔인한 살인 묘사나 성묘사가 없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이유를 영화 속에서 찾아보길 바랍니다.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은 겉모습을 봐서는 판단할 수 없고, 내재된 욕망이란 전차는 더 빨리 내달려다 멈출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으니까요. 문이 하나 열리면 다른 문이 또 열리는 것처럼 욕망의 수위는 점차 커지게 됩니다.



ⓒ 부탁 하나만 들어줘, A Simple Favor


두 여성이 밀고 당기는 사건의 칼자루는 누가 쥐고 있는지 끝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영화는 마치 가십거리를 모아 놓은 여성 잡지 잡지 같습니다. 미용실에서 머리하면서 읽는 낯 뜨겁고 충격적인 막장과 치정 기사처럼 말이죠.


인생을 건 두 여자, 대결의 결말은? 누가 더 나쁜년인지, 누가 더 미친년인지는?  영화 속에서 직접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12월 12일 개봉입니다.







평점: ★★★
한 줄 평: 누가누가 더 나쁜년, 미친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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