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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Dec 08. 2018

<스윙키즈> 비극의 시대, 가장 흥겨웠던 그때

ⓒ 스윙키즈 / 강형철



<스윙키즈>는 극장 성수기인 여름과 겨울 중 겨울 텐트폴 영화의 첫 시작을 알리는 영화입니다. 텐드폴 영화(Tentpole movie)란? 유명 감독과 배우, 거대 자본을 투입해 제작 시 흥행이 확실한 상업 영화를 이르는 말인데요. 여름 못지않게 연말 특수,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우리나라도 겨울 성수기에 빅제작 ,배급사의 텐트폴 영화들이 속속들이 개봉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 스윙키즈 / 도경수


그 첫 주자는 바로 <과속 스캔들>, <써니>의 강형철 감독과 엑소 출신 배우 도경수의 <스윙키즈>인데요. NEW의 배급 작품으로 얼마 전 CJ CGV가 주최한 '하반기 영화산업 미디어 포럼'분석 결과 '2018 키워드'는 '입소문, 팬덤, 20대'를 꼽았습니다. <스윙키즈>는 이 세 요소 중에서도 도경수라는 막강한 팬덤과 20대를 겨냥했으며, 한국전쟁 속 아픔을 잊게 해주는 춤이라는 소재와  요즘 유행인 레트로와 맞붙어 흥행 가능성이 커지는 영화입니다.


ⓒ 스윙 키즈



때는 1951년 한국전쟁, 거제 포로수용소에는 북한군, 중공군, 한국군, 미군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새로 부임한 미국 소장은 수용소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에게 댄스팀을 만들라고 명령하죠. 이렇게 모이게 된 오합지졸 탭댄스팀은 우여곡절 끝에 크리스마스 공연을 디데이로 숨 가쁘게 달려갑니다.


ⓒ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원작으로 각색했다



영화는 한국전쟁 당시 종군 기자였던 '베르너 비숍'이 거재 포로수용소에서 복면을 쓴 채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춤을 추던 포로들을 찍은 사진을 모티브로 한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확실한 흥행 전력을 가진 강형철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아, 춤과 볼거리, 음악, 역사와 이야기를 끌어낸 영화인데요. 감동과 웃음은 물론 이념의 대립과 전쟁이란 비극 속에서 오로지 '춤'만을 가지고 자유롭게 활보했던 청춘의 에너지가 활강하기도 합니다.


ⓒ 스윙키즈



공산주의와 자유주의. 양분화된 이념 대립이 한창이던 때.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눈 한국전쟁의 비극은 거제 포로수용소라는 판타지 공간을 통해 구현됩니다. 이곳에서는 자잘한 싸움은 있었지만 철창 하나를 사이에 둔 이념과 언어, 행동과, 음식이 넘나드는 종이 한 장 차이의 공간입니다. 이 속에서 꿈꿀 수 있는 자유란 오직 '춤'이었던 젊은 영혼들을 주인공 삼아, 전쟁의 아이러니를 극대화하고 있죠.



ⓒ 스윙키즈




춤은 몸으로 하는 언어입니다. 피부색, 이념, 종교, 성별, 계급에 관계없이 말이 통하지 않아도 몸짓으로 소통 가능한 수단이죠. 이쪽 아니면 저쪽이란 이분법적 이데올로기만 아니었다면. 카네기 홀에 설 정도의 천재적인 무용수가, 창의적인 안무를 만들어 내는 무용 창작자가, 사랑하는 아내와 알콩달콩 살 고 있을 부부로,  가족을 부양해야지만 행복한 소녀 가장과, 원하는 곳에서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어떤 이의 꿈을 빼앗아가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전쟁은 이렇게 누군가의 삶 전체를 송두리째 앗아가는 끔찍한 국가폭력인 것입니다.



ⓒ 스윙키즈



꾸준히 아이돌 출신 배우 중 단 두 사람을 믿고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그중 한 사람 '디오(도경수)는 돌고 돌아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습니다. 물론 탭댄스를 제대로 배웠겠지만, 기본기를 갖추어져 있으니 무대에서 보여주지 못한 끼를 스크린에서 모두 쏟아내고 있네요.


ⓒ 스윙키즈의 잭슨은 실제 브로드 웨이 댄서이자 배우다


또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한 공연의 메인 댄서였던 실제 브로드 웨이 댄서 겸 배우 '자레드 그라임스'의 눈부신 활약도 인상적입니다.

연말 텐트폴 영화의 빅 3 <스윙키즈>, <마약왕>, <PMC: 더 벙커> 중 누가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참, 쿠키영상은 없지만, 스윙키즈의 스틸컷이 나오니 자리를 떠나지 마세요!



평점: ★★★☆
한 줄 평: 올 연말, 쟈스트 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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