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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un 10. 2023

<피터팬 & 웬디>피터와 후크의 과거사 밝혀져..



‘피터 팬’ 원작자와 피터 팬 소재 영화 


 ‘제임스 매슈 배리’의 원작 희곡과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워낙 유명한 ‘피터 팬’이지만 이를 제목으로 하는 소설은 없다. ‘피터 팬’은 희곡 「피터 팬, 또는 자라지 않는 아이」(1904)에서 처음 등장했고, 소설 《피터와 웬디》(1911)로 출간, 《피터 팬과 웬디》(1912)로 굳어졌다. 주인공 ‘피터 팬’은 소설 《작고 하얀 새》(1902), 단행본 《캔징턴 가든스의 피터 팬》(1906)부터 등장했다.


<네버랜드를 찾아서> 스틸컷

원래는 우리가 알고 있는 피터 팬과는 좀 달랐는데, 열 남매 중 아홉째였던 배리는 둘째 형의 죽음 이후 늘 아이로 기억하던 어머니를 모티브로 ‘자라지 않는 아이’를 연상했다. 반려견 포르토스와 함께 켄징턴 가든스 공원 산책 중 만난 이웃 다섯 형제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이야기를 완성해 갔다. 아서와 실비아 데이비스 부부와 친하게 지냈으며, 피터 팬과 해적 소재는 데이비스 가족과 배리가 시골의 별장으로 여름휴가를 보냈던 일화에서 착안했다. 


영화 <네버랜드를 찾아서>, <후크>

안타깝게 부부는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고아가 된 다섯 아이를 입양했다. 동화 같은 원작자의 사연은 영화로 각색되었다. ‘조니 뎁’, ‘케이트 윈슬렛’, ‘프레디 하이모어’, ‘더스틴 호프만’의 <네버랜드를 찾아서>(2004)로 만들어졌다. 이후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에서 조니 뎁과 프레디 하이모어는 재회한다. 프레디 하이모어의 귀여운 외모와 슬픔에 서려 있는 눈물 연기가 진심이다. 

 

영화 실사는 <피터 팬>(1924)가 최초이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터 팬>(1953)이 가장 유명하다. 다양한 속편과 재해석 작품이 나왔다. 앞서 말한 <네버랜드를 찾아서>(2004), 어른이 된 피터(로빈 윌리엄스)의 남매를 잡아간 후크(더스틴 호프만)와 팅커벨(줄리아 로버츠)이 출연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후크>(1992)가 있다. 


영화 <웬디> 스틸컷

피터 팬 탄생 100주년을 맞아 P.J 호건 감독의 <피터 팬>(2003)이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여성 서사 붐을 맞아 웬디의 시점에서 만든 다크 판타지 <웬디>(2021)를 선보였다. <비스트>(2013)로 재능을 인정받은 적 있는 벤 제틀린 감독이 맡아 독특한 세계관을 선사했다. 다소 난해한 스토리와 흑인 피터 팬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다.



‘데이빗 로워리’ 감독 작품 세계

영화 <고스트스토리>,<그린나이트>

디즈니에서 꾸준히 진행 중인 100주년 기념 라이브 액션 영화 중 하나인 <피터팬 & 웬디>는 유명한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노선을 취했다.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과 미장센을 추구하는 감독 ‘데이빗 로워리’ 때문이다. 

 

이미 디즈니 실사 영화<피터와 드래곤>를 연출했던 감독의 디즈니 실사 두 번째 도전이다. 데이빗 로워리 감독은 한국 시네필을 매료시킨 <고스트 스토리>의 감독이다. 이후 ‘로버트 레드포드’와 ‘씨씨 스페이식’과 <미스터 스마일>로 독보적 감성을 전했으며, 아서와과 녹색 기사 이야기를 재해석한 <그린 나이트>로 정점을 찍었다. 


 

디즈니+ 라이브액션 <피터팬 & 웬디> 후기

디즈니+ <피터팬& 웬디> 스틸컷


모두가 잠든 어느 날 밤 기숙학교 입학을 앞둔 웬디(에버 앤더슨)는 창문으로 찾아온 팅커벨(야라 샤히디), 피터팬(알렉산더 몰로니), 그리고 남동생들과 네버랜드에 도착한다. 이후 앙숙 후크 선장(주드 로)과 대결, 위험한 모험을 떠나며 한 뼘 더 성장한다.


영화는 ‘피터팬’에 치중된 서사를 ‘웬디’와 양분하며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 서사를 펼쳐냈다. 원래 원작도 피터와 웬디는 동등한 주인공이었다. ‘폴 앤더슨’감독과 ‘밀라 요보비치’의 딸인 에버 앤더슨이 독립심이 강한 리더 웬디로 그려냈다. 웬디는 피터와 후크의 싸움을 중재하고, 집으로 귀환을 주도하며 어른이 된다는 건 최고의 모험이라는 성장까지 이루어 낸다. 


디즈니+ <피터팬& 웬디> 스틸컷

PC 주의(정치적 올바름)로 바뀐 흑인 팅커벨과 인도계 피터팬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네버랜드의 아이들은 다인종과 다운증후군까지 아우르며 구성되어 있다. 원주민 타이거 릴리도 성숙한 여성 리더로 활약하며 피터팬을 돕는다. 

 

디즈니+ <피터팬& 웬디> 스틸컷

다만 난감한 건 ‘어른이 된다는 건 나쁜 거야’라고 말하는 피터팬의 편협함이다. 어린이와 어른, 착함과 나쁨 밖에 없는 이분법적 사고에 빠져 있다. 후크와 피터는 원래 친구였고 네버랜드를 떠난 게 아니었다. 스미(짐 개피건)와 과거사도 추가되어 풍성해졌다. 


아이 제임스(후크)가 엄마를 그리워했다는 이유로 추방당했고, 결국 어머니도 집도 찾지 못하고 표류하던 중 스미가 구조해 키웠다는 설정이다. 후크에게 스미는 아빠 같은 존재이면서도 시종, 친구일 수도 있는 독특한 관계인 거다. 절대악 해적왕 후크의 전사가 밝혀져 흥미로웠고, 사악하지만 연민을 부르는 ‘주드 로’의 연기가 단연 압권이었다. 


아기자기하고 환상적인 풍경을 예상했다면 실망할지 모른다. 어둡고 톤 다운된 화면 질감과 광활한 자연, 철학적인 생각에 잘 어울리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어른들에게도 재미를 선사하기는 글렀다. 환상적인 미장센은 극찬할만하나, 시네필이 만족할 예술영화 스타이라 대중적이지는 않다. 


*참고 자료 《피터 팬과 웬디》

*이름이 '피터' 성이 '팬'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피터팬'으로 공식화 되어 있다. 디즈니+ 코리아에서 공식 명칭으로 '피터팬'을 썼기에 영화 표기는 붙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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