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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un 16. 2023

<익스트랙션>남의 집 귀한 자식을 구하는 '햄식이'

마블에서 나와 넷플릭스에서 만난 세계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익스트랙션>은 '크리스 헴스워스'와 '루소 형제'와 마블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협업한 액션 영화다. 스턴트맨 출신인 '샘 하그레이브'가 연출을 맡았고, 루소 형제와 마블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인연으로 작업하게 되었다.


청불 영화답게 화끈하고 무자비한 액션과 잔인한 수위를 넘나든다. 망치가 아닌 총으로 무차별 액션을 선보이는 햄식이의 멋진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제목 '익스트랙션'은 탈출의 뜻을 담고 있는데 이유를 불사하고 구출 작전을 펼치는 주인공 극한 업무에서 따왔다고 하겠다.


햄식이의 눈물겨운 부성애


아픈 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진 전직 특수부대 출신 용병 타일러 레이크(크리스 헴스워스)는 시쳇말로 죽지 못해 산다. 시한부였던 아들을 보기 힘들어 일부러 파병에 자원할 만큼 여린 사람이다. 하지만 이 업계에서 최고로 추앙받는 전설적인 인물이며 어떤 임무를 맡겨도 성공하고야 만다.


최근 타일러에게 새 임무가 떨어졌으니, 라이벌인 방글라데시의 마약 카르텔 아미르 파가 납치한 인도 마약왕 오비의 아들 오비 마하잔(14)을 데려오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돈만 받으면 되는 용병이지만 돈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할 때쯤 눈 돌아가는 액션이 펼쳐진다.


과연 거침없이 위험천만한 상황에도 진심을 다하는 그는, 무슨 사연이 있어서일까? 마약상 아들이라도 생명의 경중은 비교할 수 없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깊게 하다 보면 복잡해지는 영화다. 액션에 포커스를 맞추고 '구출'과 '용병'이에만 집중하면 볼만하다. 과연 타일러는 무사히 남의집 귀한 자식을 구출할 수 있을까?


멋진 액션 장면이 담긴 영상미

영화 <익스트랙션> 스틸컷


<익스트랙션>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 큰 화면에서 볼 수 없어 안타까웠던 액션 영화다. 감독 샘 하그레이브가 직접 발로 뛰며 만들어낸 멋진 장면이 인상적이다. 7분 정도 롱테이크로 담은 카체이싱 장면은 CG 없이 감독이 직접 차량에 매달려 찍은 장면이다. 본인의 장기를 살려 배우들과 직접 추락하면서 담아내 역동적이고 생생한 장면이 담겨 있다. 액션 감독, 배우, 촬영감독을 꿈꾼다면 교본으로 써도 좋을 기가 막힌 시퀀스다.


간략한 서사에도 나름 의미를 구현했다. 세상의 아빠들을 향한 존경심이 느껴지며, 모성애 만큼이나 강한 부성애 넘치는 아빠들이 등장한다. 먼저 테일러는 6살 난 아들이 불치병(림프종)으로 투병할 때 마지막을 지켜주지 못해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상처를 깊었고 쉽게 아물지 않았다. 때문에 본인 불찰을 오비에게 투영하고 있다. 어렵게 구출한 아이가 낙동강 오리알이 될 뻔했을 때도 지켜준다.


반면 오비는 타일러를 용감한 사람으로 평가하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완벽하게 일은 잘하지만 가족의 죽음에 도망이나 치는 비겁한 사람이라 인정하며 끊임없이 죽음을 갈망한다. 이렇게라도 해야 속죄하는 기분이 들어서일까. 물에 빠져 가라앉는 모습을 2번이나 선보이며 가벼워 보이는 캐릭터의 서사를 쌓아 올려냈다.


결국 눈물을 흘리며 죽은 아들을 떠올리는 타일러에게 오비는 이런 말을 건넨다. 이것이야말로 못다 한 아빠 노릇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영화 <익스트랙션> 스틸컷


강에서 떨어졌다고 죽는 것이 아니라
물에서 나오지 않아서 죽는 거래요.

그밖에 나쁜 아빠, 좋은 아빠가 등장한다. 감옥에 있으면서 아들을 구하라고 지시한 마약상 아빠(판가즈 트리파티), 그 아빠의 오른팔인 사주(란디프 후다)의 부성애도 절절하다. 남의 아들 지키려고 목숨 내놓고 달리는 처절한 아빠들의 사투다.


다만 불편한 지점도 있었다. 방글라데시와 인도의 신비롭고 이국적인 모습과 아이들이 카르텔에 연루된 잔혹한 장면이 교차되며 대비를 이룬다. 마약 카르텔 조직은 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미국의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이들의 선지자적 관점은 조금 불편했다. 또한 액션은 수준급이지만 조악한 스토리는 허탈했다. 여느 액션 영화에서 봐왔던 클리셰가 가득 들어가 있고, 예상 가능한 결말이 김빠지지만 생각없이 팝콘 무비를 즐기고 싶다면 추천한다.


1편의 흥행으로 6월 16일 <익스트랙션> 2편이 공개되니 즐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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