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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un 14. 2023

<플래시> 히어로 영화 손절하려던 나를 일으켜 세운영화

DCU의 희망이네!


히어로 영화를 언제부터인가 즐겨 보지 않는다. 여기서 즐겨 본다는 말은 ‘재미’를 동반하는 관람이다. 직업으로 영화를 보게 된 이유도 있지만. 어느 순간 정점을 찍고 굳어지면서 신선함이 떨어져서였다. 하지만 파블로프의 개처럼. 언제나 시리즈가 개봉하면 나도 모르게 극장을 찾게 되었다. 이래서 시리즈물이 참 무섭다.          


히어로 영화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DCU가 먼저 시작했지만 MCU가 더 인기 있다. 이러한 전세 역전은 하나의 기폭제가 되었고 DCU 내부에도 움직임이 생겼다. 그 사이 MCU의 중요 감독이었던 ‘제임스 건’이 DCU의 새 수장이 되면서 DCU의 본격적인 행보가 달라질 것이다.          


드디어 반격에 돌입한 DCU의 마중물이 될 영화 <플래시>가 공개되었다. <플래시>는 2016년 처음 기획되었지만 감독과 각본가가 거듭 교체되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그것>의 ‘앤디 무시에티’ 감독으로 최종 낙점되었다.          

영화 <플래시> 스틸컷

안정된 듯 보였던 DCU의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영화란 본디 협업이고,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작은 잡음도 나비효과가 될 수 있다. 특히 주연 배우의 사생활 논란은 그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가장 큰 영향력이다. 비록 촬영을 다 마쳤지만 주연 배우인 ‘에즈라 밀러’의 범죄기행으로 개봉을 미루다 드디어 대중 앞에 선보이게 되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의무감에 봤던 관객까지 끌어안는 역대급 히어로 영화의 탄생이다. 캐릭터는 친근하며 매력적이고, 이야기는 퍼덕인다. 공포영화를 주로 만들었던 ‘앤디 무시에티’ 감독의 연출 역량이 DCU히어로 세계관을 한 층 더 높이는데 일조했다. MCU의 ‘샘 레이미’ 감독과 유사한 필모그래피를 이어가는 DCU의 희망이자 기대주라 전망한다. 멀티버스라는 반복되고 식상한 소재를 재미와 감동, 의미까지 아우르게 만드는 젊은피 수혈의 성공작이다.          


존재감 없던 아웃사이더의 반란          

영화 <플래시> 스틸컷

늘 같은 시간, 같은 카페, 같은 음식을 주문하는 내향형 배리 앨런(에즈라 밀러)은 사실 히어로다. 아빠는 복역 중이고 엄마는 살해당했다. 과거 트라우마를 치료하지 못했던 배리는 배트맨(벤 애플렉)의 도움으로 저스티스 리그에 합류하며 조금씩 회복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를 바꾸면 현재가 달라지지 않겠냐는 생각에 봉착하고 이를 실행한다. 배트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배리는 시공간을 초월해 타임라인이 뒤틀려 버린다. 그로 인해 의도치 않은 시간과 장소에 불시착하고, 마주해서는 안 되는 자신과 만나면서 엄청난 혼돈이 발생한다.          


한편,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은 크립톤인을 찾아 지구에 도착 테라포밍하려 한다. 이와 같은 일을 겪었던 현재의 배리는 저스티스 리그의 멤버(슈퍼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배트맨, 사이보그)를 찾지만, 이 시대의 히어로는 오직 배트맨뿐이다.          


어쩔 수 없이 배트맨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게 된 두 배리는 당황스럽다. 원래 배트맨이 아닌 나이 든 배트맨이었기 때문. 이렇게되면 지구는 파괴될 운명에 처한다. 하지만 다 같이 죽을 수만은 없는 법. 지구에 불시착한 슈퍼맨의 흔적을 찾아 러시아로 떠났지만, 슈퍼걸(사샤 카예)과 조우한다.          


초광속 플래시는 누구?          

영화 <플래시> 스틸컷

‘플래시’는 1940년 [플래시 코믹스]를 통해 첫 등장한 스피드스터(스피드를 초능력으로 한 슈퍼히어로)로 초스피드, 전기 방출, 자체 회복, 진동수 조절을 통한 물체 투과, 시간 이동 등의 능력을 갖는다. 마블의 퀵실버 보다 오래되었다. 그동안 과묵한 배트맨, 근엄한 슈퍼맨과는 다른 개성 있는 캐릭터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 <저스티스 리그>(2017)에 등장해 눈도장을 찍었다. 늘 메인 히어로에 가려 뒤치다꺼리만 하던 존재감 없던 플래시가 6년 만에 솔로 무비를 통해 빛보다 따른 속력을 유감없이 펼쳐냈다.          


배우 논란을 논외로 ‘멀티버스’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완성했다. 주인공 ‘에즈라 밀러’는 1인 2역을 완벽 소화하며 소심한 배리와 활달한 배리의 온탕과 냉탕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폭풍우 치던 밤 우연히 번개를 맞아 히어로가 된 배리는 사랑하는 엄마를 잃고 모든 것이 무너졌다. 엄마의 죽음을 막으려는 배리 때문에 뒤틀린 시간선은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 버려 배리의 삶까지 닥쳐온다.      

    

영화 <플래시> 스틸컷

앞선 영화를 몰라도 상관없지만 ‘마이클 키튼’이 분한 <배트맨>(1989),<배트맨 2>(1992), 크립톤 행성의 반란군 조드 장군으로 분한 ‘마이클 섀넌’이 등장한 <맨 오브 스틸>(2013). 그밖에 <슈퍼맨> 시리즈의 역대 슈퍼맨으로 활약한, 활약할 뻔한 배우들까지 아우르는 풍성한 재미도 선사한다. 은퇴한 배트맨 역의 ‘마이클 키튼’은 31년 만의 컴백은 오랜 팬들의 반가움을 더한다.          

쿠키영상은 1개.     


*해병대 출신 흙수저 히어로 '사냥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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