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결하게 검은, 투명한 유혹으로 하루를 연다.
불길 같은
'커피는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순수하며,
키스처럼 달콤하다.'
프랑스의 작가 탈레랑의 말이다.
내게 커피는
한 여름 낮, 드러난 어깨 위에
내려앉는 태양의 뜨거움이다.
단 하나의 물방울을 갈망하는
검게 갈라진 목마름의 외침,
감당하기 어려운 대지의 열기 속
붉은 열매가 뿜어내는
향의 마지막 생존 욕구다.
그 뜨거운 몸부림은
적도의 불길 같은 향을 달콤함으로 품고,
검붉은 열매의 쓴 열정을 실어
나를 유혹한다.
정결하게 거친 투명한 유혹,
그 향의 물결은
달콤함에 감춰진 쓰디쓴 파장으로
내 하루의 문을 연다.
작지만 결코 약하지 않은 이 유혹은
진한 여운이 되어
짜릿하게 익숙한 향기로
내 안을 오래도록 맴돈다.
그래서 내 하루는
커피 한 잔으로 뜨겁게 타오르다
쓸쓸하고 부드럽게 식어가며,
시간보다 먼저 향기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