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은 Trouble이다.

Trouble은 나를 비우고, Travel은 나를 다시 빚는다.

by 두니

Travel은 Trouble이다.

이 문장은

내 생각을 가장 정확하게 드러낸다.


국내의 어느 고장이든,
해외의 어느 도시든

장소 하나를 정해
한두 달 머무는 여행을 즐겼다.


나의 여행은 늘 혼자였다.


이번에는 동행이 있었다.

함께하길 원하는 이들과의 길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복잡함과 번거로움쯤이야

Travel에 딸린 작은 Trouble이라 여겼다.


그런데 이번은 달랐다.


Travel 속의 Trouble이 아니라

Trouble 속에 갇힌 Travel이었다.


함께 가기로 한 이들은
Trouble 앞에서 멈췄다.
결정을 미루고,
문제를 키웠다.


Travel은 지워지고
Trouble만 남았다.


결국 나마저
그 안에서 방향을 잃어갔다.



나는
출발도 하기 전에
을 잃는 일에는 동참하고 싶지 않았다.

손을 놓았다.

맥을 끊었다.


누군가의 불안을 붙들고
같이 머뭇거림으로 내려가지 않기로.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가볍게.

홀로 서서.


낯섦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여행을

조금 먼저 시작했을 뿐이라 생각했다.


Travel은 Trouble이니까.


나의 Travel은

사람을 향한다.


낯선 언어,

낯선 삶의 빛깔과 향기를 따라

골목을 걷는다.


색으로 먼저 들어오고

선과 면이 만들어 내는 거리에서

그들의 숨을 만나고

삶의 온도를 느끼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그들의 결이 나를 받아들이고

내가 그 거리에 사랑하게 되는 일.

그건
예측할 수 없는 선물이다.


이런 여행이
늘 나를 흔들어 깨운다.


이런 여행이 늘 나를 흔들어 깨운다.


Travel에 앞서

두려움은 늘 짐보다 먼저 자리를 잡는다.

내게도 이건 망설임의 이유다.

수없이

마음의 짐을 쌌다 풀었다 하며

스스로를 다져야 한다.


그리고 기꺼이

머뭇거림을 넘어선 Travel 끝에서

무겁게 메고 갔던 두려움은

선물이 되어 돌아온다.


Travel은 Trouble이다.


Travel은 나를 다시 빚고,
Trouble은 나를 비운다.


그리고 그 비워진 자리에서

나는 더 단단해진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