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용어다. 말 그대로 시간을 두고 공격한다는 말이지. 속공으로 유인하고, 다른 공격수가 스파이크.
배구 공격 중에는 빽어택을 가장 좋아하지만, 오늘은 시간차 공격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한다.
사실 배구 얘기만 해도 꽤 많은 분량의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을만큼 배구를 좋아한다. 그런데 우리팀이 상대방에게 이 시간차 공격을 당하면 그렇게 허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짜증이 다 날 정도다. 왜 이런 뻔한 속임수에 속고 마는가.. 왜..
알면서도 당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모르니까 당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지다. 우리 주위에는 그 뻔한 속임수에 당하는 사람들이 늘 존재하므로, 뻔한 속임수라는 그 말도 결국은 웃긴 말이다.
시간차 공격은 타이밍.. 좀 더 늦게 블러킹을 떴어야 한다. 그럼 완벽하게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알 수가 없다. 후회하고 뒤늦게 연습해보지만, 막상 시합에서는 또다시 당하고 만다. 우린 알 수가 없다. 정말 언제 블러킹을 떠야 되는지.. 당하고 나서 후회한다. 늦게 뜰 걸.. 그리고 또 반복한다.
내가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장난을 치지 말았어야 했다. 그 애가 전학가기 전에 내 마음을 꼭 표현했어야 했다.
처음으로 편지도 쓰고, 듣기 좋은 곡만 골라 음악테이프도 녹음해두고, 집 앞 가로등 밑에서 한 여학생을 기다렸던 날, 그때는 고백하지 말았어야 했다. 여학생이 말한 우리의 중요한 시기가 지날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
느긋해서도 안 되었고, 조급해서도 안 되었다. 하지만 알 수가 없다. 느긋하면 놓칠 것만 같았고, 조급하면 실패할 것만 같았다. 충분히 후회했고, 충분히 연습해서 이때가 늘 절묘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때마다 늘 느긋했었고, 늘 조급했었다. 사랑의 시간차 공격이란 그토록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러나 사랑이 더 어려운 것은 블러킹을 완벽하게 떴으나, 벽에 막혀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 제대로 타이밍을 맞춘 뒤에도 성공할 수도 있고, 나가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