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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by 클루 clou

여행을 좋아한다. 태생적으로 그럴 것이고, 그 외 여러 이유가 있겠다. 여기,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TV 여행프로그램에서 퍼스를 비롯한 호주 서부 지역이 나온다. 퍼스라면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 매년 식인상어에 의해 수영하던 관광객이 많이들 희생된다던 그곳. 어렴풋한 기억과 함께 화면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본다이.jpg 시드니 본다이비치..


늘 파랬다. 호주의 하늘은 지역을 불문하고 TV에서나 내가 가본 곳 모두 파랬다. 그리고 햇살은 늘 따사로웠다. 그것 또한 TV에서나 내가 있던 곳이나 모두 같았다. 여유롭게 부는 바람도 마찬가지.
나는 한국에 있지만, 화면을 통해 보는 호주의 날씨를 느낄 수가 있었다. 눈 감으면 마치 내가 호주 땅 어딘가에 두 팔 벌리고 서 있는 듯, 따뜻한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을 하고 훗날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면 나는 다시금 그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오감을 동원한 완벽한 체험으로 말이다..




사랑 해봤습니까.
그럼 당신도 다시금 그 사랑을 추억하게 되겠네요. 그런데 그 추억은 여행보다 더욱 큰 강렬함으로 다가온답니다. 그 사람과 함께였던 장소가 우연히 TV든 친구의 입에서든 아주 잠깐 나왔을 뿐인데, 당신은 그 날이 무슨 날인지부터, 그날의 날씨, 그 사람의 옷차림, 둘 만의 대화까지 느낄 수 있으니까요.
어디 장소뿐인가요. 닭고기를 먹어도 당신은 그 사람을 생각합니다. 아기자기한 악세사리를 봐도 당신은 그 사람을 떠올립니다. 모두 그 사람이 좋아했던 것들이니까요.

그렇습니다. 일상의 사소함 속에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을 추억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라 해도 될 만큼 많은 부분들이 그 동안 당신과 그 사람 안에서 이미 특별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랑했다면,, 사랑하고 있다면 늘 여행 중입니다. 오감을 초월한 그 무엇인가로 말이죠..

당신은 오늘 또 무엇으로 여행을 다녀오셨나요?


100_6414.JPG 시드니 갭 파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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