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루 clou Jul 19. 2016

다시 여행 준비 시작..

가족여행 체제 전환

물론 부모님 일정을 내 9월 휴가 계획에 일방적으로 맞춘 것이지만, 가족들에게 통보는 해야 하는 것이 기본 예의였다.

가족여행은 어쨌든 무기한 보류 상태니, 말 나온 김에 부모님 모시고 오키나와 다녀오겠다고.  

적잖이 아쉬워하는 형제들 중, 다소 부담이 덜할것 같은 작은 누나에게 같이 갈래?하고 가볍게 던졌는데, 

의외로 덥썩 미끼를 무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형도 그놈의 금토일만 맞춰주면 좋다고 한다. 어라?

내맘대로 휴가 일정 정하고, 미끼를 그냥 던져본 것인데, 뭣이 중헌지 아는 것처럼 다들 걸리는 건가? 

지난번 스케줄 조정 때는 그토록 뾰족하게 예민하던 사람들이.  

큰누나는 결정하는데 시일이 좀 걸렸지만, 예상보다 그닥 오래 걸리진 않았다. 

신기하다. 이런 것도 흐름을 타는 건가. 민주주의적으로 다수 토의, 상호 협의를 한 것도 아니고, 

독재적으로 일방 통보, 일방 통행인데 오히려 순순히 따르는 것은 무슨 조화인가. 

어차피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마침내 우린 대가족 여행을 떠날 운명이었나 보다. 


용두사미가 됐던 가족여행, 사두용미가 되어 부활.

그렇게 내 여름 휴가는 가족여행 체제로 다시 전환되었다. 

다시는 똑같은 시행착오를 겪지않으리라, 항공권부터 재빨리 수집하기 시작했다. 100% 만족은 아니지만, 항공권 미션을 일주일 만에 클리어했다. 여행 준비가 여행의 7할이라면, 항공권 예매는 여행 준비의 8할 이상이었다. 마치 여행 준비가 단번에 끝났다는 착각을 하게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 다음부터는 약간의 수고로움이 들 뿐,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숙소는 기본적으로 일본 사이트에서 검색하지만, 크롬 번역을 열심히 돌리다보면 회원 가입도 하고, 예약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가 있다. 그럼 분명 비용 절약에 도움이 된다.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절약은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때마침, 일본에 거주중인 두 사촌동생이 있다. 이 녀석들을 잘 조합해서, 현지 렌터카도 예약해두었고, 아직 확정적이진 않지만, 환전 문제도 해결할 생각이다. 브렉시트라는 대외 악재만 없었어도 환율에 있어서만큼 조금은 느긋할텐데, 나 혼자만 그런건지 예민해져 있다. 숙소와 렌터카가 현지 결제이고, 식비 및 개인 경비까지 생각하면 엔화가 꽤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행 동선도 플랜B까지 거의 촘촘하게 짜놓았다. 한달 전부터 최종적으로 정리해주면 깔끔하게 준비가 될 것 같다. 가장 걱정인건 숙소나 즐길거리가 아니라, 바로 식사다. 음식 종류가 문제가 아니라, 식당의 규모가 우리에겐 가장 중요하다. 그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 말은 오키나와 맛집 위주가 아니라, 얼마나 큰 식당인가로 귀결될 것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28년만의 가족여행.

실험같은 여행 느낌이지만, 대성공을 거두리라 다짐하고 또 기대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수욕정이풍부지, 자욕양이친부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