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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루 clou Jul 25. 2016

국제 운전 Ⅱ.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로토루아 가는 길. 언젠가 다시 뉴질랜드를 가고 싶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 

지금까지도 내 인생 최고의 드라이브 배경으로 남아있다. 


최고의 드라이브 배경이지, 최고의 드라이브 그 자체는 그로부터 6년 후, 2012년 12월에 바뀌게 된다.

요르단 신혼여행. 

나의 두번째 해외 운전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국제운전면허증을 만들었다. 

요르단을 렌트카로 여행하기로 마음먹은 건 단순히 길이 단순했기 때문이다. 

와디럼 가는 길..


지금 생각해보면, 불안해할 만도 했는데, 당시엔 렌트 절차가 두렵지도 않았다. 신혼여행을 떠나기 한달 전, 해외사이트를 통해 렌트카 예약을 마치고, 정작 암만 공항에 도착해보니 업체 담당자가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공항 내 입점한 대형 업체도 아니었다. 고객센터로 보이는 곳에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어렵사리 통화를 했다. 몇십년만의 폭설때문에 공항으로 오는 길이 늦어진다고 했다. 1시간 여를 지각한 담당자와 상호 서류 확인 후, 차키를 건네 받았다. 


서울 같은 복잡한 대도시 안에서 렌트카 운전은 어렵다. 요르단도 수도 암만에서만 그러했고, 그럴 때는 닥치고 벗어나는게 최선의 방법인 듯 하다. 


사해 가는 길, 타필라 지역, 와디럼 가는 길 모두 환상적이었다. 

최고의 드라이브는, 당연한 말이겠지만 어떤 배경보다도 누군가와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도로, 하늘, 공기, 바람, 나무, 호수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사해가는 길..
페트라 가는 길..


요르단은 차선 방향과 운전대 방향이 우리나라와 같아서 역주행은 하지 않았지만, 겨울은 겨울이고 눈이 내려서 얼음이 되었는지, 빙판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길 위에서 놀고 있던 한 가족을 덮칠뻔 했다. 그들이 잘 피해주었기에, 나는 180도 회전하면서도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여전히 궁금한 것이 하나 있는데, 카락성에서 마다바로 향하는 길이었다. 날은 이미 칠흑같이 돌변하여, 가로등 하나 없이 오가는 차량 없이 오직 불빛이라곤 렌트카의 초라한 불빛 하나로 어둠 속을 달리던 때였는데, 한참을 굽이굽이 오르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다시 한참을 굽이굽이 내려가는 것이었다. 이윽고 다리가 하나 나왔는데, 차문이 닫히고 히터소리가 크게 나는 상황에서도 창밖의 물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다.  느낌에는 댐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같았는데, 그것 조차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는 공포스러웠다. 분명 지도상으로 유추해보면, 웅장하고 협곡이 많아서 장관인 와디무지브 지역 같기는 한데, 그 곳을 낮에 보지 못하고 지나쳐온 것만 같아 화가 날 지경에다, 또 한편으로는 무사히 마다바에 위치한 숙소에 당도했다는 것이 묘한 감정을 교차하게 만들었다. 그 날은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그로부터 다시 1년 후, 2013년 12월 오키나와에서는 꿀잠을 잤다. 

해외 운전이 세번째이기도 하거니와, 이젠 모든 조건이 편하게 느껴졌다. 

세번째 해외운전 in 오키나와

오히려 앞으로는 렌트 할 수 있는 곳으로만 골라서 여행을 다니고 싶어라. 

유효기간이 1년 뿐인 국제운전면허증을 매번 재발급 받아야 하는 게 맘에 들지 않지만, 아니 따를 수 있으랴. 


지금, 4번째 해외 운전과 3번째 국제운전면허증을 준비할 때이다. 

앞으로 한달 열흘이 지나면, 다시 찾아간 오키나와에서 지나갔던 포인트를 다시 드라이브 하고 있겠지.

가족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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