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세자키 해변 & 츄라우미 수족관
쿄다 휴게소에서 비세자키 해변까지의 거리도 생각보다 멀었다.
처음엔 길까지 잘못 들어서 모두들 수영복 차림으로 재차 이동해야 했다.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의심하며 좁은 논길로 네비게이션을 따라간 그 곳엔,
거짓말처럼 에메랄드 빛 해변이 펼쳐졌다.
가족들, 특히 아이들이 가장 고대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저마다 빛의 속도로 물놀이 장비들을 챙겨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오키나와의 수많은 해변 중에서, 굳이 먼 곳까지 달려와 비세자키 해변을 선택한 것은 스노클링 때문이었다.
굳이 업체를 통하지 않더라도, 굳이 스노클링 장비를 다 갖추지 않더라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바닷 속 알록달록한 물고기를 관찰할 수 있는 오키나와 최적의 스노클링 포인트였다.
어른들은 물 위에서, 아이들은 물 속에서 신나게 놀았다.
2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탈의실이나 샤워실이 유료이기도 하고, 시설 자체도 열악했지만 그것조차 추억처럼 느껴졌다.
인당 제한시간 6분에 3천원 상당의 샤워실은 그저 바닷물을 씻어내는 수준에 머물러야 했다.
어찌 됐건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숙소로 향했다.
'마하이나 웰니스 리조트'
오키나와에서 가성비 훌륭한 리조트로 손꼽히는 곳인데, 우리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특히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에게 무척 매력적인 곳이다.
객실마다 다다미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무언가 푸근하고 아늑함을 주는 숙소이다.
발코니로 나가면 야외수영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족들 모두 리조트에 대한 감탄은 잠시 접어두고,
오키나와 북부 최고의 명소 <츄라우미 수족관>을 관람하러 나섰다.
숙소에서 차량으로 3분 거리에 있는 츄라우미 수족관은 주차장만 해도 너무 넓어서,
효율적인 주차 팁이 인터넷에 공유될 정도이다.
수족관의 볼거리 돌고래 쇼인 <오끼짱쇼>는 공연시간이 맞지 않아 볼 수 없었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대형 수조안에서 돌고 도는 고래상어 3마리는 우리를 반겨주었다.
봐도봐도 경이로운 고래상어.
아이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오랫동안 정지되어 있다.
사실 수족관 밖에도 볼거리, 즐길거리는 다양하다.
가족 공원의 개념으로 여기저기 노력한 흔적이 많이 엿보인다.
더불어 해질녘 노을 풍경은 최고의 덤이다.
아이들 기억속에 온통 파랗던 츄라우미 수족관의 모습이 오랫동안 숨쉬고 있을까.
엄마 아빠와는 다른, 친구들과도 다르게 생긴 물고기 친구들을 10년이 지난 후에도 기억하고 있을까.
그러길 바라는 마음에서 츄라우미 수족관 관람은 좋은 경험이 된다.
그렇게, 아주 오랫만에 어른과 아이는 같은 동심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