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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두옥 Dec 22. 2018

회사는 내가 '자리'를 지키고 있길 바랬다

최두옥 X 퍼블리 <일하는 방식의 뉴 노멀, 리모트워크> 요약발췌


이 글을 저자가 '퍼블리' 를 통해서 출간한 <일하는 방식의 뉴 노멀, 리모트워크>에서 요약 발췌한 내용입니다. 새로운 방식의 일하기를 리드하는 스마트워크 디렉터로서, 왜 리모트워크를 체험했고 그 준비과정과 결과가 어땠는지는 '퍼블리'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일하는 방식의 뉴노멀, 스마트워크> 전문보기 
https://publy.co/set/254


열심히 하면 달라질 거라는 환상 


전 직장에서 공간 비즈니스 기획팀장으로 일하던 시절, 나는 지점 두 개를 동시에 오픈하고 다음 프로젝트의 리서치도 병행할 만큼 열정적이고 능력 있는 직원이었다. 출근은 9시였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은 새벽 6시에 나와서 아무도 없는 사무실을 즐겼다. 


퇴근 시간은 일정치 않았지만, 6시에 칼퇴근을 한 적은 거의 없다. 상사의 눈치 때문이 아니라, 일 자체가 많았다. 밤 9시는 돼야 그날 일을 다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정을 넘겨서 일하기 일쑤였다. 야근이 일상이다 보니 6시라는 퇴근 시간도 별 의미가 없었다. 팀원들의 방해 없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정도일 뿐.


그렇게 밤낮없이 일하면서 기획했던 프로젝트 중에는 독서실 시장의 판도를 바꾼 스터디센터도 있었다


당시 나는 그것이 회사와 나의 성장을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의 목표를 기대 수준 이상으로 달성하고, 팀원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동시에 자기계발과 내 공부도 지속하는 게 조직의 인재라고. 물론 이 모두를 해내기에 24시간은 늘 부족했지만, 나만 열심히 하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팀장님은 정말 열심히 사시는 것 같아요.
두옥 팀장의 열정은 사장님 다음으로 최고인 것 같아.

직장 동료나 상사들은 내게 늘 이런 말을 했고, 나 역시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미덕이라 여겼다. 아, 물론 아주 가끔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왜 매달 퇴근은 더 늦어지며, 가족과 식사할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지 의문이 들긴 했다. 하지만 미래는 늘 희망적이라고 생각했다. 



회사가 바랬던 건 '자리'에 앉아있는 나였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동시에 진행하던 네 개의 프로젝트 중에서 두 개가 끝나, 2주짜리 휴가계를 내고 네덜란드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그런데 사장님은 휴가 관련해서 의논할 사항이 있다며 티타임을 요청하셨다. 휴가까지 미뤄가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해줘서 고맙다고 격려금이라도 주시려나 싶었는데, 김칫국이었다. 


사장님은 2주로 계획한 휴가를 일주일씩 나눠서 갈 수 없겠냐고 하셨다. 일주일만 휴가를 다녀온 직원들과의 '형평성'이 이유였다. 휴가를 가더라도 남은 두 개의 프로젝트 때문에 메일과 메신저로는 계속 일할 예정이라 우리 팀원이 아니면 휴가 중인지도 잘 모를 거라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회사는 내가 내 '자리'에 앉아있길 원했다.   


추가로 들어가는 비행기 티켓은 회사가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유럽 두 개국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매력적인 제안이었지만, 시차 7시간에 왕복 비행 거리만 이틀이 걸리는 유럽을 일주일 만에 다녀오는 건 의미가 없겠다 싶어서 거절했다. 무엇보다 일 년 내내 딴생각도 하지 않고 일만 한 나 자신에게 단 2주의 자유 시간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서글플 것 같았다.


1년 간 열심히 일한 나에게 선물한 2주짜리 유럽 여행 티켓


결국 나는 2주 동안 휴가를 다녀왔다. 하지만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렇게 긴 휴가는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이 자기 자리에 앉아있기를 바라는 회사의 경고를 받고, 거기에 맞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그 회사의 팀장 타이틀을 달고서는.


주로 노트북으로 일하는 나로서는 서울 사무실에 있든, 부산 사무실에 있든, 심지어 네덜란드의 카페에 있든 달라지는 게 없는데, 회사는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답답했다. 휴가를 다녀온 후 인사팀장과 단독 면담을 했고, 직원마다 복지나 일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해주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거라고 제안했다.


당시 싱글이라 여행을 좋아하고 IT 업무 경력이 있던 나로서는 몇백만 원의 보너스보다는 무급이라도 일주일 정도 더 많은 휴가를 원했다. 만약 한 달 정도를 유럽에서 살면서 일할 수 있다면 연봉을 좀 낮춰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반면 이제 막 아이가 생긴 다른 팀장은 휴가를 반납하더라도 더 많은 보너스를 원했다. 어떤 팀원은 외근하러 다닐 때 휴대하기 좋은 애플 맥북을 지원받고 싶어 했고, 어떤 직원은 무료 저녁 식사와 스타벅스 커피를 원했다.


하지만 모든 직원에게 '공평'해야 한다는 규칙 때문에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왠지 모를 억울함과 좌절감이 들었지만, 이게 뭐 하루 이틀 일이던가. 정신없이 돌아가는 프로젝트와 일상 업무에 치이다 보니 그 감정들도 시나브로 잊혔다.




'리모트워크'는 비대면 업무를 디폴트로 하는 스마트워크의 새로운 방식을 의미합니다. 디지털 혁신이 일상이 된 지금, 리모트워크는 단순히 직원들의 워라밸을 실현시키는 수단을 넘어, 조직의 민첩성을 높이고 인재풀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유용합니다. 

 <일하는 방식의 뉴 노멀, 리모트워크>는 제가 '퍼블리'를 통해 출간한 리모트워크 경험담으로, 리모트워크의 시대를 맞아 개인이 어떻게 리모트워크를 준비하고 연습할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브런치를 통해 각 장의 중요한 내용을 발췌해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일하는 방식의 뉴노멀, 스마트워크> 퍼블리에서 전문 보기 
https://publy.co/set/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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