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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두옥 Jul 31. 2019

프로의 수준은 '평균점수'가 아니라 '기본점수'다

애플 스토어에서 받은 배송 문자에서 배운 두 가지

이 단순한 배송 문자에서 배운 게 있다. 


하나, 우리가 다루는 시스템은 기계지만 최종 수신자는 인간이다. 인간은 한번에 하나의 메세지만 소화한다. 그리고 감정적이다. 


둘, 상대방의 기대치를 넘치게 채우고 싶은 욕심은 중독 자살이다. 생각하는 역량보다 한두 단계 낮춰 말하는 게 좋다. 그게 실제 내 실력과 더 가까울 수도 있다.


애플스토어 제품 주문 후 받은 메세지 


처음 애플에서 주문서를 작성할 때 예상 배송일은 8월 1일, 내일이었다. 그런데 하루 빠른 오늘 배송된다는 메세지를 받았다. 처음엔 원래 오늘 배달될 건데 일부러 며칠 후로 알려준 꼼수인가 싶기도 했다. 물론 꼼수인지 진실인지 내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꼼수든 아니든 내가 깨달은 게 있다. 비록 90% 이상은 7/31일에 배송이 되더라도, 10%가 8/1 배송될 수 있다면 100% 배송 가능한 날짜인  8월 1일이라고 말하는 게 최선이라는 거다. 



이런 깨달음은 내 일에도 적용할 수 있다.


A라는 클라이언트는 나에게 5를 해달라고 한다. 나는 보통 6정도를 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7-8수준도 가능하다. 그러나 운이 나쁘거나 상황이 안 좋으면 겨우 5 수준을 맞추거나 5에 조금 못 미칠 때도 있다. 그럴 때 나는 어느 수준이라고 클라이언트에게 말할 수 있을까? 나의 답은 4 다. 


당위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 자신을 위한 답이다. 어떤 일이 생겨도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수준인 4를 말하고, 상대도 내게 4를 기대하라고 알려주는 거다. 5 를 원했던 고객이기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찾을 수도 있고 내 계약금을 낮출 수도 있지만 그걸 현실로 받아들이는 거다. 4를 '객관적인 내 실력'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이렇게 하면 뭐가 달라질까? 


어차피 지금 내 실력은 4~8을 오고가는데, 4라고 말하는 것과 좀 더 높은 기대치를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목적이 달라진다. 


'내 실력은 6이다' 라고 인식하면 내 목표는 계약금을 높이는 게 된다. 내 실력이 6인데 클라이언트는 5의 금액을 주려하니까 당연하다. 


하지만 내 실력이 4라고 생각하면 내 목표는 실력을 높이는 게 된다. 멀리 봤을 때, 나의 성장은 물론이고, 시장에서의 내 가격을 높일 수 있는 건강한 길을 걷게 된다. 어차피 평가라는 건 내가 하는 것도, 상사가 하는 것도 아니다. 진짜 평가는 시장이 하는 거고, 시장의 평가기준은 실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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