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인간의 행위는 필연적으로 그가 속해 있는 조직의 영향을 받는다. 그 조직은 작게는 가정이나 회사일 수도 있고 국가일 수도 있다. 동시에 조직 역시 그 조직이 존재하는 시기의 거대한 시대적 조류에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개인을 포함한 모든 조직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시대적 조류를 우리는 '메가트랜드 (Mega Trend)'라고 한다.
일하는 '개인'으로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메가트랜드가 왜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메가트렌드는 현 시대의 기업으로 하여금 변화를 요구하며, 그 변화를 위해 기업 안에서 일하는 개인들 역시 필연적으로 변화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즉, 시차가 있을 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도 그 영향은 분명히, 반드시, 그리고 아주 직접적으로 올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인터넷 혁명과 IT 의 발전에서 시작되었다
인터넷 혁명과 IT 기술의 발달은 정보의 생산과 전달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다. 그러다 보니 예전이라면 일년 동안 서서히 일어났을 변화가 한달, 혹은 며칠 만에 일어난다. 반면 인간 자체의 인지 능력은 그 속도를 동일하게는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많은 분야에서 복잡도가 엄청난 속도로 증가해 버린 셈이 되었다. 그 속도란 개인의 한계를 넘어서는 정도가 아니라 조직이 소화할 수 있는 한계까지 넘은 지 오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전엔 한 가지 일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이전에 열 개였다면, 이제는 12개, 15 개 수준을 넘어 백개, 천개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복잡도가 늘어나다보니, 당연히 기존의 일처리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효율이 떨어졌고, 이를 대체할 전혀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다. 당장 성과를 내야하는 비지니스에서는 창의성이 매우 중요해졌다.
기존의 방식이 통하지 않다보니, 과거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공고해진 위계질서나 기존 교육에 대한 신뢰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나 '디지털 네이티브' 혹은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Y 세대가 기존 세대의 시각에서는 버릇없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정보의 속도가 기존의 수십 배, 수백 배로 빨라진 상태를 디폴트로 세상을 접한 이들은 문에 알 수도, 예상할 수도 없는 수십 년 후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다. 빠르고 복잡해진 시대에는 지금, 이 순간의 직접적인 만족만이 인간이 컨트롤할 수 있는 유일한 행복이라고 믿고 있는 이들은 가족과의 시간이나 자신의 욕구 충족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앞선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에 비해 삶의 질,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그래서 나타난 현상 중에 하나가 저출산이다. 자신도 책임지기 힘든 시대에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우선순위가 밀릴 수 밖에 없고, 이는 자연스럽게 노동 인력이 급감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보와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먹여 살려야 하는 노인들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그들을 먹여살릴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저출산과 고령화는 사회는 물론이고 기업의 성장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데,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는 재택근무 붐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설명을 위해 현상을 단순화한 면이 없지 않지만 이런 변화는 전세계를 아울러 나타나고 있는 현상, 즉 메가트랜드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혹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조직들은 그 어느 때 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환경적, 제도적, 문화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렇게 기업이 메가트랜드 하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도하는 일하는 방식의 총체적인 변화를 우리는 '스마트워크'라고 부른다.
인터넷 혁명과 IT 기술의 발달로 인한 정보의 생산과 전달 속도 증가
→ 복잡도와 변화의 속도 증가
→ 기존 방식의 한계로 인해 창의성 중요
→ 삶의 질,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높은 관심
→ 저출산과 고령화
강조하지만, 이런 현상은 일부 지역 혹은 일부 국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인터넷과 IT 기술의 발달로 이 모든 변화가 시작된 만큼 '컴퓨터' '모바일' 'Wifi'라는 단어가 익숙한 환경에 살고 있다면 누구나 예외없이 이 메가 트렌드의 영향을 받게 된다. 시차는 있을지언정 당신의 나라, 당신의 회사, 그리고 당신의 삶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