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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두옥 Apr 09. 2017

무엇이 코워킹스페이스를 코워킹스페이스답게 하는가?

코워킹스페이스를 만드는 핵심 가치 5가지

유럽과 미국의 코워킹스페이스를 많이 둘러보고 직접 이용해 본 내 입장에서, 한국 코워킹스페이스와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는다면 '코워킹' 자체에 대한 철학의 깊이가 아닐까 싶다. 


유럽과 미국은 우리가 '코워킹'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한 2000년도 후반 훨씬 이전부터 코워킹의 필요성을 느끼고 코워킹스페이스가 생겨나기 시작한 곳이다. 바꿔 이야기하면, 2010년에 들어서야 굵직하면서 조직적인 모양새를 잡은 코워킹스페이스가 생겨나기 시작한 우리나라는 유럽과 미국에 비해서는 그 시작이 꽤 늦었다는 거다. 하지만 국내의 코워킹스페이스를 가 본 외국인들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코워킹스페이스의 위치 선정이나 인테리어에 들어간 투자 규모에서 한번, 눈이 즐거울 만큼 세련되고 다채로운 가구와 마감재에서 다시 한번. 


그런데 재미있게도, 코워킹스페이스를 운영하는 매니저에게 "왜 이런 공간을 만든 건가요?" "어떻게 이런 구조가 나온 건가요?" "당신이 운영자로서 여기서 하는 일은 어떤 가치를 만드나요?"라고 물어보면 그 대답은 인테리어만큼 화려하지 못하다. 코워킹의 본질 혹은 스마트워크 시대의 일이 갖는 속성에 대한 성찰없이 그저 '전망있는 부동산 사업모델'의 하나로만 코워킹스페이스를 만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대표나 설립자는 성찰의 과정을 거쳤지만 공간 매니저에게는 교육하지 못했서일 수도 있다. 물론 후자 역시 공간 매니저를 시설 관리자나 리셉션니스트 정도로 여겼다는 이야기므로 코워킹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 없었다는 반증이 된다.


Don't get me wrong!
I truly believe that a beautiful space with trendy interior and quality furniture is the basic of the best coworking space, but not the most important factor! 


오해는 없길! 나는 누구보다 공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심이 있고, 좋은 가구와 좋은 인테리어가 들어간 공간은 좋은 코워킹스페이스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코워킹스페이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 뿐.


출처: https://www.slideshare.net/fredgarnett/cocreating-coworking-spaces


미국 최초의 코워킹스페이스인 'Citizen Space'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첫 페이지에 Collaboration(협업), Community(커뮤니티), Openness(개방), Accessibility(접근) - 네 개의 단어가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이가치들이 Citizen Space 를 단순한 임대공간이 아닌 코워킹스페이스로 만드는 핵심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참 맞는 말이다. 

스마트워크 디렉터인 나 최두옥을 최두옥답게 만드는 것은 내가 광명시에 살고, 베이지색 자가용을 운전하고, 가죽 가방을 갖고 다닌다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자유와 책임'이라는 세 개의 가치이고, 그 가치가 드러나는 삶과 일 순간순간의 의사결정이듯 - 코워킹스페이스를 코워킹스페이스답게 만드는 것은 공간의 평수와 층수와 이용료가 아니라 그 코워킹스페이스가 가진 가치다. 


이제 겨우 미성년자 딱지를 뗀 코워킹스페이스는 과연 어떤 가치들을 그 안에 품고 있는지. 무엇이 코워킹스페이스를 코워킹스페이스답게 만드는 가치인지를 이번 포스팅에서는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아직 코워킹스페이스라는 단어 조차 어색한 사람들을 위해서 기본이 되는 단어의 정의를 소개하고, 코워킹스페이스의 다섯 가지 핵심 가치를 소개한다. 참고로 이 중 마지막인 '지속가능성'은 공공기관에 의해서 운영되는 코워킹스페이스가 아닌 이상 우선순위가 되기 어렵지만, 앞으로는 국내에도 공공기관이나 국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코워킹스페이스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속가능성의 가치도 함께 살펴보려 한다. 

 

[용어소개]

■ 코워킹스페이스 (Coworking Space) - 소속과 전문성이 서로 다른 개인들이 업무공간과 서비스를 공유하며 함께 일하는 공간을 일컸는다. 보통은 이용자에 제한을 두지 않는 코워킹스페이스를 의미하지만, 최근에는 기업 내에 자사 직원들과 파트너사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공간을 두고 '코워킹스페이스'라고 일컫기도 한다.  

■ 코워킹스페이스 멤버/코워커 (coworker) - 한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보통의 코워킹스페이스는 멤버십 제도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멤버'라고도 한다. 



1. 협업 | Collaboration over Competition

동일한 목적 아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직급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것을 일반적이고 광범위한 의미의 협업이라고 한다면,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의미하는 협업은 같은 맥락이지만 조금 더 가볍고 캐주얼하다. '코워킹스페이스의 멤버들이 기꺼이 함께 서로를 돕고 함께 일하고자 하는 것'. 우리는 이것을 코워킹스페이스의 협업으로 본다. 


예를 들어, A라는 코워킹스페이스의 한 멤버가 소셜마케팅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이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 이 분야에서 일하는 다른 멤버에게 도움을 쉽게 요청할 수 있으며 혹 직접 찾지 못했다면 코워킹스페이스의 매니저 혹은 호스트를 통해 그런 멤버들을 찾을 수 있다. 이런 호의나 협업은 자율적인 선택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즉시 그에 상응하는 댓가나 도움을 상대로부터 기대하진 않는다. 



또 코워킹스페이스에서 협업은 특정 몇 사람에게 집중되지 않고 그때그때의 개인적인 상황과 의지에 따라 골고루 일어나는데, 그렇기 때문에 중앙에서 인위적인 전문가 집단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게 협업의 동선들이 만들어진다. 이런 복잡하지만 폭넓은 동선은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받는 개인의 입장에서 가장 큰 이점이 있지만, 코워킹스페이스 조직 전체의 지식과 기술의 풀이 넓어진다는 의미에서 코워킹스페이스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다. 또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이런 전문적인 협업이 증가되면, 이는 실력있는 다른 전문가들을 유인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협업은 코워킹스페이스는 앞으로 소개할 가치 중 최상위 우선순위를 가진 가치 중 하나다. 그러므로 코워킹스페이스의 서비스와 공간은 멤버들의 협업을 증진시킨다는 방향성 아래 기획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코워킹스페이스의 개인은 독립적으로 일하지만, 결코 혼자 일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실질적으로도 그래야 하고 말이다. 



2. 커뮤니티 | Community over Agenda


커뮤니티(Community)의 의미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우리 사회에서도 일반화된 단어인데 코워킹스페이스에서도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다만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커뮤니티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 일의 성과는 개개인의 능력 뿐만이 아니라 구성원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일종의 환경이나 분위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코워킹스페이스든 회사든 가족이든, 대부분의 조직에서 '신뢰가 기반이 된 커뮤니티'는 구성원들의 협업을 가능케하는 전제조건이다. 즉 구성원들이 서로를 돕도록 동기부여하는 핵심이라는 의미다.   


커뮤니티는 앞에서 소개한 협업(Collaboration) 만큼이나 코워킹스페이스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높은 가치다. 이 말인 즉슨, 코워킹스페이스의 공간과 서비스는 커뮤니티 강화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기획/운영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코워킹스페이스의 커뮤니티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 접근이 가능하다. 


첫번째는 멤버들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잡담'을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장소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우연한 만남이 일어나는 캔틴, OA설비실, 계단 등의 동선을 이런 관점에서 디자인할 수도 있고, 구석구석에 2-3사람이 예약없이 앉아서 대화할 수 있는 작은 눅(nook)을 만들어 줄 수 도 있다. 


두번째는 이런 소통을 좀 더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요즘에 생겨나는 국내외의 코워킹스페이스들은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초기의 코워킹스페이스가 칸막이 없는 멋진 책상을 들이는 데만 집중한 반면, 요즘의 알려진 코워킹스페이스는 거의 대부분 멤버들을 위한 정기적인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다. 코워킹스페이스의 운영자를 선발할 때 이런 이벤트를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곳도 많다. 


의도된 접촉이든, 의도하지 않은 우연한 접촉이든 코워킹스페이스 멤버간의 잦은 접촉은 상대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씨앗이 된다. 그리고 신뢰를 기반으로 제대로 된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저 만나기만 한다고 연결(네트워킹)이 되는 걸까

그런데 이 커뮤니티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네트워크'다. 우리말로 하자면 '인맥'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까? 국내에는 이 네트워크를 목적으로 하는 유료 '네트워킹 파티'가 있을 정도고, 코워킹스페이스 주체로 여는 이벤트 중에서도 멤버들 간의 네트워크 확장 그 자체가 목적인 행사가 많다. 

그런데 이 네트워킹 이벤트라는 게 참 희한하다.

내가 몇몇 스타트업의 서비스 기획자로 일을 하던 3-4년 전, 각 스타트업의 대표님과 함께 그렇게 많은 네트워크 행사에 참석했지만 나는 그 이벤트를 통해 실질적인 네트워크를 만드는 경험을 많이 하지 못했다. 행사장에서는 한 사람과 10분 이상을 이야기하기 힘들 만큼 많은 사람을 만났고, 사무실로 돌아오면 수 많은 명함이 그 활발한 네트워킹 활동의 증거로 남았지만 실제로 내가 '인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관계는 거기서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네트워킹 파티가 끼여있는 행사에서 혼자 중간에 돌아오는 경우가 잦아졌고, 혹 참석하더라도 두 세명과만 길게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오기 일쑤였다. 가끔은 내 사회성이 문제인가 자책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생면부지의 사람들 십여 명과 만나게 된 자리에서 각자가 돌아가며 소개를 한 적이 있었다. 대학생도 아니고 무슨 자기소개냐 할 수 있지만, 그 만남을 주선한 지인은 자신부터 시작해서 그 자리에 있는 분들이 자기 소개를 아주 구체적으로 하도록 유도했다.

"저는 K 회사의 글로벌팀에서 일을 하고 있는 OOO입니다. 요즘은 동남아 특히 베트남에 저희의 OO서비스를 런칭하는 프로젝트를 맡아서 4개월째 일을 하고 있는데, 현지의 사교육 시장을 잘 아는 분들과 협업이 필요해서 찾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의 책임을 맡고 있는지라 관련해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필요한 경우 행정적/경제적인 지원도 가능합니다"

아주 처음 뵙는 분이었지만, 현재 그 사람이 하는 일과 관심사가 무엇인지, 어떤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또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파악하니 그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나의 지인이 어렵지 않게 생각났다. 그래서 식사가 끝나고 카페로 이동을 할 때 나는 일부러 그분 반대편에 앉아서 나의 지인을 소개했고, 그 두분은 따로 만나 실제로도 함께 일을 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유사한 프로젝트에서 같이 일을 했고, 이제 그 분의 팀 멤버들과 우리가 가끔 만나서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의논하곤 한다. 네트워킹 행사를 싫어하던 내가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몇개월 후에는 작은 커뮤니티까지 만든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가? 나는 서로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보의 공유 유무라고 생각한다. 즉, 기존의 네트워크 파티에서는 명함을 통해 서로의 소속과 직책을 공유했지만, 실질적으로 상대가 어떤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매우 추상적이거나 빈약했다. 심지어는 아무 자원도 가지고 있지 않은 이들만 초대된 네트워크 행사도 꽤 많았다. 물론 나도 한 때는 받고 싶은 것은 추상적이고 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는 '준비되지 않은' 참가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중에 내가 깨달은 것은, 네트워크 즉 연결이 이루어지는 훅(hook)은 개인이 가진 '자원'이라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각 개인들이 그 '자원'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 자원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상대에게 알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잠깐 만나더라도 한번의 연결이 가능하고, 그 한번의 연결에서 신뢰가 만들어지고, 그 신뢰에서 지속성을 갖는 커뮤니티의 기반이 형성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코워킹스페이스를 운영하는 매니저라면 이 점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멤버들이 모여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과 이벤트를 만들기 이전에, 그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재와 그 대화가 연결로 이루어질 수 있는 '훅'을 제대로 알릴 것이다. 그것은 간헐적으로 코워킹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1분 프레젠테이션' 이벤트를 통해서도 가능하고, 멤버들이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의 멤버/스타트업 소개 페이지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중요한 건 그저 회사 이름이나 서비스 정의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가 어떠한 자원을 가지고 있고, 어떠한 자원을 나눌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의 니즈와 자원에 대한 이해가 선제되어 있어야, 오프라인에서 그들이 만나도 할 이야기가 생기고 지속가능한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3. 오픈마인드 | Openness over Assurance


오픈마인드는 흔히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열린 태도'라는 소극적인 의미로 정의되지만, 코워킹스페이스에 있어서으 오픈마인드(Openness)는, 새롭고 나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 이론적/철학적으로 말만 하는데 멈추는 대신 직접 시도해 보고, 리스크를 안아보고, 상대를 믿어보고, 심지어 자신을 확신없는 상태로 허락하는 구체적인 행위를 의미한다. 


한 시간 이상의 미팅이 자연스러운 무겁고 비밀스러운 회의실 대신 화장실 가는 길에 만나서 시작된 아이디어를 10분 정도 나눌 수 있는 테이블을 공간 구석구석 둔다던가, 일반적인 조직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재미있는 이벤트를 연다던가, 코워킹스페이스 자체에서 상식을 깨는 제도를 운영하는 것 등은 코워킹스페이스 안의 멤버들의 숨어 있는 오픈마인드를 끄집어 내는데 자극원이 될 수 있다. 


WeWork 을지로점의 스크린골프 공간 - 단순히 구축비용의 이슈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4. 접근성 | Accessibility


코워킹스페이스에서 말하는 접근성(accessibility)이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인데, 여기에는 이는 경제적인 측면과 지리적인 측면이 있다. 


경제적인 의미에서의 접근성이란, 코워킹스페이스의 이용료 혹은 멤버쉽 금액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적정한 수준에서 책정되어야 한다는 방향성을 의미한다. 코워킹스페이스에서 가장 적은 금액으로 이용이 가능한 핫데스크(hot desk) 혹은 오픈스페이스 이용료의 경우, 물가가 높은 서유럽이나 미국에서조차 $250 - $350 전후로 책정되어 있는데, 이는 물론 비지니스적인 측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코워킹스페이스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기본 철학과 관련이 있다. 더구나 코워킹스페이스가 단순 임대공간과 다른 이유가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데서 나온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금전적인 허들 때문에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최소화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음으로 지리적인 의미에서 접근성이란, 물리적으로 접근이 어려워서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이 없도록 최대한 대중교통이 편리한 중심 지역에 코워킹스페이스를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다른 물리적인 제약 때문에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위치에 코워킹스페이스가 있는 경우에는 보조적인 수단을 이용해서 접근장벽을 낮춰줄 수도 있는데, 2011년에 오픈한 역사있는 미국의 코워킹스페이스 'General Assembly'의 경우 자전거를 이용하는 멤버들을 위해 전용 자전거 보관소를 운영하고 있다. 자가용보다 자전거가 더 일상화된 네덜란드의 코워킹스페이스들의 경우에는 자전거 보관소의 운영이 더욱 일반화되어 있으며, 외국인 이용자를 위해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하는 코워킹스페이스도 있다. 


COMUNAL, a co-working space in Lima, Peru, designed by local studio DA-LAB Arquitectos.


이 코워킹스페이스의 접근성은 앞서 언급한 개방성(Openness)과도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코워킹스페이스의 이용 자격을 엄격하게 내세우는 곳이 거의 없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보통 코워킹스페이스는 그 특유의 환경과 가치에 배고팠던 사람들이 찾아오기 마련이고, 그런 사람들이여야 개인들도 얻는 것이 있기에 사실 굳이 자격을 따질 이유가 적긴 하다. 쉽게 이야기하면 '코워킹스페이스'라는 특징 자체로도 아직까지는 자연적으로 물관리가 된다는 이야기다. 


코워킹스페이스에 따라서는 소프트한 측면에서의 물관리가 필요한 곧들도 종종 있는데, 직접적으로 제한을 하기 보다는 공간 인테리어나 입점 위치와 같은 요소들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분위기를 유도하는 정도다. 실제로도 인테리어가 차분하면서도 진지한 스타일로 코워킹스페이스를 디자인하면, 10-20대의 젋은 스타트업 보다는, 30-40대의 안정된 프리랜서나 기업 프로젝트 팀원들이 고객의 주를 이루게 된다. 얼마 전 오픈한 서울 을지로점의 위워크(WeWork) 같은 경우,  코워킹스페이스 멤버가 되는데 있어서 특별한 기준이 없지만 글로벌 지점들을 기준으로 봤을 때 '기존의 분위기를 해친다고 생각되는 멤버일 경우'에는 드물지만 가입이 거부되기도 한단다. 


개인적으로 코워킹스페이스의 물관리 이슈는, 현재 코워킹스페이스 오픈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참고사항일 수도 있고 기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비지니스건 타깃에 따라 그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지금의 코워킹스페이스들은 산업군은 물론이고 직급(역할)에서조차 아무런 구분을 두지 않고 있고, 그로 인해 운영 측면에서 내세우는 여러가지 혜택 중에 정작 개인에게 실질적으로 유용한 혜택은 매우 적거나 거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5. 지속가능성 | Sustainability 


사실 지속가능성은 코워킹스페이스의 운영에 비지니스적인 면이 많이 개임되면서 중요도가 많이 낮아지거나 실질적으로 포기하고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특히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코워킹스페이스가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실천이 어렵기도 하고 논란도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 자체는 현대 사회의 시대정신으로서도, 코워킹스페이스의 탄생배경으로서도 충분히 의미있는 키워드이기 때문에 소개한다. 


코워킹스페이스에서 말하는 지속가능성(sutainablility)은 크게 세 가지다. 경제적(Economical) 측면, 환경적(ecological) 측면, 그리고 사회적(social) 측면이다. 각 측면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이란, 코워킹스페이스는 최소한 자기 지점의 운영비용을 스스로 충당하고 그 안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의 보조금이나 기업의 이벤트성 매출에 의존하지 않아도 코워킹스페이스 안에서 다음 운영을 위한 비용이 마련되도록 만들어야 지속적으로 코워킹스페이스를 운영할 수 있다. 특히나 공간사업의 매출은 본질적으로 공간이 가진 물리적 한계를 갖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방식으로 경제적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그 안의 개인들 역시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모드를 장착해야 함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다음으로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이란, 자원의 소비는 각 세대에게 분배된 쿼터를 넘지 않는 선에서 소비되어야 한다는 뜻. 후세에 영향을 줄 만큼 천연자원을 소비하거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이런 측면에서 지양해야 할 행동이다. 유럽의 경우 허브(Hub 혹은 Impact Hub)를 비롯한 많은 코워킹스페이스들이 비어있거나 버려진 공장과 사무실의 최상층에서 시작되었는데, 여기에는 버려진 공간(자원)을 이용하면서 동시에 전기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신 자연광을 이용한다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는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코워킹스페이스는 유일한 업무공간이 아니라 집, 혹은 사무실 외의 추가적인 업무 공간이다. 다시 말하면, 공간이라는 자원의 소비를 줄이기는 커녕 늘리고 있는 것이 코워킹스페이스라는 것이다. 또 집 근처의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함으로써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인다는 캠페인을 많이 듣지만, 사실 많은 코워킹스페이스가 차로 집에서 30-50분 정도 떨어진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이란, 멤버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보장되고 참여에 대한 선택이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다. 환경적인 측면과는 다르게 이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코워킹스페이스에서 독립 공간을 쓰면서도 오픈 스페이스에서 동시에 일을 하거나 공동의 활동에 참여하는 멤버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내가 소개팅을 나간다면 나는 키가 크고, 얼굴이 조화롭고 옷 스타일도 너무 '구리지' 않은 남자를 선택해서 만날 것이지만, 그 외모 만큼이나 멋진 자신만의 철학과 삶이 없다면 그 만남은 하루, 아니 한 시간도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를 모르고 있는 사람은, 나와 함께여도 아무런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코워킹스페이스도 다르지 않다. 

일을 하는데 지장이 있을 만큼 유행지난 책상을 쓰거나, 두 시간에 한번은 나갔다봐야 할 정도로 답답한 공간이라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어느 수준 이상의 공간적 쾌적함을 갖춘 곳이라면 공간을 포함한 "왜"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답변은 결국 코워킹스페이스가 무엇인지, 코워킹스페이스를 코워킹스페이스답게 만들어주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나오며, 이것이 같은 돈을 주고 산 같은 의자를 다르게 만든다. 코워킹스페이스의 생명력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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