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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oookong Jun 02. 2022

우린 노래가 될 수 있을까

이성보다 감성

너드커넥션과 모래시계


하고 싶어서 한 일이 아니면 늘 한계에 일찍 부딪힌다.

하기 싫고, 마음이 동하지 않으니까 그만둬야만 하는 온갖 이유들을 끌어다 모으고 그러면 스스로  감정에 겨워 끝내 하던 일에서 손을 떼고 만다. 생각해보면 나는  그랬다. 갖고 싶은 , 보고 싶은 , 좋아지는 사람은 언제나  곁에 있었는데, 신기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놀라운 정도의 우연들이었다.


......고 믿었다. 그런데 그건 아니었다. 갖고 싶고 보고 싶고 만나고 싶으니까 나는 분명 다른 때보다 더 좋은 더 강한 내 에너지를 빛냈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그래서 자연스럽고 마치 운명처럼 그 순간들에 닿았을 것이다.


반대로 하기 싫고, 보기 싫고, 만나기 싫으면 결국엔 내 감정대로 차갑게 등을 돌렸던 것 같다. 누구나 그렇다고 위로받기에 다른 그 누구는 좋아도 좋은 채로 그저 지켜보고, 두고 보기도 하던데. 또 싫으면 싫은 대로 버티고, 견디고 극복하기도 하던데. 자책하는 건 불필요한 감정 소모라는 걸 알지만 역시 감성이 이성을 이기고 잠시 반성해본다.


오늘 그토록 지긋지긋하게 여겼던 일을 정리했다.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아니라 필요해서 시작한 일이었음에도 내가 나를 견뎌내지 못하고 손을 떼 버렸다. 솔직히 애매하게 붙어있던 딱지가 떨어져 나간 듯이 개운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감성과 이성을 굳이 경쟁까지 붙여가며 반성하는 건, 아마도 길지 못한 내 근성에 대한 의심과 실망일 거다. 다행인 건 나는 알고 있다. 이러다 무언가에 꽂히면 나는 또다시 뜨겁게 타오르리라는 것을.

다만 그 간격이 지금은 딱 벅차다 싶을 만큼 떨어져 있어서 피곤하다.

이런 내 삶도 지나고 나면 어떤 시절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 살아도 살아도 단 1cm 성장이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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