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부러워하지 말고 살아야 한다
(예전에 써둔 글을 브런치로 옮기는 것임을 밝힙니다)
태어나서 처음 TV 광고 촬영 현장을 가봤을 때였습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큰 스튜디오에 수십명의 스태프가 움직였고, 장비도 엄청 많았습니다.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촬영 결과물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십명이 움직이는 것은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실제로 보니 느낌이 새로웠어요. 소비자로서 tv에서 보는 광고물의 뒤에는 이렇게 많은 이의 노력과 수고가 있다는 걸 또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광고모델, 즉 연예인이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는데요. 광고 모델 셀렉을 위해 미팅을 할 때도, TV에서 광고료 수입 랭킹을 볼 때도, 아주 조금은 '돈을 (상대적으로) 편하게 벌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도 구설수에 오르는 연예인이 많으니 그 수명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대다수 국민들의 1시간보다 그들의 1시간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맞다고 생각했죠. 당연히 그들의 무명시절과 노력 또한 알고있습니다만, 그들의 과거를 떠나 딱 현재만을 봤을 때는 솔직히 '조금은 쉽게 돈 번다' 는 생각을 하게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들의 타고난 탤런트에 대해서 조금의 부러움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12시간 이상 지속된 촬영의 마지막 촬영 때에, 제 생각이 크게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하루 종일 촬영한 연예인과 스탭들이었지만, 마지막 한 장면을 위해 1시간 넘게 촬영하고 또 촬영하더라구요. 각자의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총괄 감독의 OK 싸인이 있을 때 까지 모두가 굉장히 프로페셔널하게 각자의 롤을 다했어요.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전 그 공간의 모든 사람들이 진심으로 자기 일을 즐기고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광고모델도 마찬가지였어요.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큐싸인이 돌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굉장히 밝은 모습으로 촬영에 임했고 촬영팀에게 오히려 에너지를 주었어요. 또 한 번 프로페셔널에 대해 느꼈습니다. 스탭도 , 모델도 저렇게 프로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민을 했을지 생각하니 절로 내가 가졌던 생각들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 저도 그랬고 대부분이 그럴 것이지만 '부럽다'는 말을 굉장히 쉽게 던진다는 반성을 했습니다. 우리의 '부럽다'는 결과를 향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가 건강하게 삶을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결과물보다 과정에 대해 부러움을 표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그 결과를 만들 정도로 몰입했던 그 과정을 행할 수 있음을 부러워 해야하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본받아 자기도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러움이라는 감정이 결과를 향하게 되면 자신이 비참해질 수 있습니다. 과정으로 향하더라도 자신에게 변화가 없으면 자괴감이 들 거에요. 우리는 그 부러움의 감정이 향하는 부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누구나 결과만 보고 부러움을 느끼기 시작하면, 시샘하게 되고 폄하하게 되니까요. 연예인들이, 유명인들이 광고 한 편 찍고 수억씩 받아가는 것에 대해 단순히 부러워하기 보다, 그들이 그자리까지 가기 위해 겪었던 백그라운드를 먼저 볼 수 있는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감히 그 과정을 감내할 수 있을 깜냥이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어느 책에선가 봤는데, 사람들은 김연아를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김연아의 현재 삶과 조건을 부러워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노력하지 않으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빛나는 현재를 보고 부러움이 생겨날 것 같을 때, 그 사람의 과거를 떠올려보는 습관을 가져보면, 절로 겸손해지며 경외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서 손흥민이든 김연아든 월드클래스라고 불리는 모든 사람들의 인터뷰나 자서전을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누군가가 부러워질 때, 저는 그들의 과정과 과거를 떠올리며 살아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