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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연이 Sep 27. 2021

잘 읽히는 글 쓰는 방법 2편

글을 완성도를 높이자.

잘 읽히는 글 쓰는 방법 1편에 이어




6. 자주 틀리는 맞춤법 확인하기


문장을 쓰다 보면 헷갈리는 맞춤법들이 있다. 나는 글을 교정할 때 특히  ‘- 같은’, ‘- 동안’ 따위의 부사 띄어쓰기를 많이 틀렸다. 이런 맞춤법 몇 개를 틀렸다고 해서 글을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글의 의미가 왜곡되거나 가독성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독자의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 때문에 내가 자주 틀리거나 어려워하는 맞춤법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고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맞춤법 실수는 아래와 같다.


-꺼예요 -> - 거예요
-에요 -> -예요 /-이에요
몇일 -> 며칠 
할 수 밖에 -> 할 수밖에 
뵈요 -> 봬요 / 뵈어요 


개, 대, 마리, 살, 채, 원과 같은 단위 명사는 앞에 한글 명사가 왔을 때 띄어 써야 한다.

예시. 1만 1천 원, 집 한 채, 자동차 한 대


‘-동안’, ‘-같은’ , ‘-때’, ‘-듯’은 모두 앞의 명사와 띄어 써야 한다. 

예시. 보름 동안, 너 같은, 배고플 때, 닮은 듯


‘-든’은 ‘-든지’의 줄임말로 선택할 대상을 나열하거나 어느 것이 일어나도 뒷 내용이 성립하는 데 상관없음을 표현하는 데 쓰이고, ‘-던’은 과어의 일을 이야기할 때 쓰인다.

예시. 니가 뭘 하든 상관 안 해! 마케팅이든 개발이든 다 어려워. / 그때 봤던 친구는 누구야? 


‘-로서’는 자격, 지위를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때 쓰이고, ‘-로써’는 수단. 방법, 재료를 표현할 때 쓰인다. 

예시. 니 친구로서 그건 납득할 수 없어. 리더로서 책임지겠습니다. / 우리 대화로써 풀자. 이로써 벌써 네 번째야. 


이외에 헷갈리는 맞춤법이 있다면 이곳에서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셀프 교정 교열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은 사이트다. 맞춤법을 검사해주고, 틀린 부분을 설명해주기 때문에 천천히 읽어보면 점점 실수를 줄여갈 수 있다. 





7. 소리 내어 읽어보며 군더더기 지우거나 고치기


드라마 <미생>에서 장백기의 사수 강대리는 장백기에게 숙제 하나를 던진다. 6줄 남짓한 내용의 글을 줄이라는 숙제였다. 강백기는 자신만만한 태도로 숙제를 제출하지만 강대리는 가차 없이 빨간 줄을 그으며 쓸모없는 군더더기들을 지웠다. 


물론 에세이라면 이토록 극단적으로 내용을 줄일 필요는 없다. 풍성한 표현과 상황 묘사가 글맛을 살아나게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장황한 글은 오히려 중심 내용을 파악하려는 집중력을 방해하고, 글을 우스꽝스럽게 만들 수 있다. 더욱이 직장에서 쓰는 보고서나 요즘 내 관심사인 UX writing에 쓰이는 문장은 간결하고 깔끔한 문장으로 핵심 내용만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


이때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면 비슷한 단어가 반복되는 현상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없어도 되는 내용이라면 지우고, 필요한 내용이지만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써서 글의 재미가 반감된다면 다른 단어로 바꿀 수 있다. 


덧붙여 우리말은 주어가 꼭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문장이 있다. ‘나는’처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주어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주어를 빼는 것도 좋다. 부사나 형용사를 많이 쓰지는 않았는지도 확인해보자. 나는 ‘특히’, ‘좀 더’, ‘정말’ 같은 단어를 많이 써서 퇴고할 때 자주 지우곤 했다. 





8. 명사를 동사로 바꾸기  


우리는 서술어를 쓸 때 생각보다 명사를 많이 쓴다. 같은 의미지만 명사를 동사로 활용할 때와 동사를 바로 쓸 때를 비교해보면 차이가 느껴진다. 


수정했다. 사용 완료했습니다. 내용 확인했어요. 지금 제작합니다.
고쳤다. 다 썼습니다. 내용 봤어요. 지금 만듭니다. 


아래처럼 동사 그대로를 활용할 때 생동감이 느껴지고, 때문에 한 번에 이해하기도 쉽다. 굳이 딱딱하고 어려운 문체로 글을 써야 하는 때는 많지 않다. 명사로 동사를 만드는 일이 익숙해졌다면 의식하면서 조금씩 고쳐보자. 더욱 생기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9. 서론, 본론, 결론 나누기


중학교 때 논술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글쓰기 비결이다. 모든 글에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특히 내 주장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을 때 유용한 팁이다. 글을 쓰기 전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정리해서 서론과 본론, 결론으로 나누어보자. 


서론에서는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와 쓰고자 하는 내용의 맛보기를 보여준다. 본론에서는 서론에서 쓴 내용을 보다 자세히 풀어쓰는데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별로 단락을 나누는 것이 좋다. 결론에서는 본론에서 했던 내용들을 간단히 짚어주면서 요약하고 마무리한다. 


글을 쓰다 보면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 하다가 쓰려고 한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글을 쓰기도 하고, 갑자기 주제가 바뀌기도 한다. 이렇게 서론, 본론, 결론을 먼저 생각하고 쓰면 글이 엉뚱한 곳으로 튀는 걸 막아준다. 이런 연습은 글을 쓸 때뿐 아니라 기획을 할 때도 도움이 된다. 





10.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 나누기


위에서 본론을 쓸 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별로 단락을 나누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렇다면 단락별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 조금씩 다를 것이다.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한 문장씩 적어보자. 중심 문장을 먼저 쓰는 것이다. 글에 따라 최소 2-3개 문장에서 더 많은 문장이 나올 수도 있다. 


이렇게 중심 문장을 썼다면 이 문장에 살을 붙여보자. 내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문장들을 써보는 거다. 특정 데이터를 설명할 수도 있고, 에피소드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렇게 중심 문장들에 뒷받침 문장을 붙이고 나면 짠! 본론이 만들어졌다. 


*이 글만 하더라도, 10개의 중심 문장이 있고 (10.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 나누기처럼!) 이 문장을 설명하고 뒷받침해주는 문장들로 본론이 구성되어 있다.


꼭 이 순서대로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나누어 쓸 필요는 없지만 자주 글의 핀트가 나가거나 글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몰라 고민이라면 이 방법대로 글을 써보는 걸 추천한다. 막막했던 글에 하이패스를 단 것처럼 더 쉽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서너 가지 간단한 방법만 쓰려다가 정리하다 보니 10가지가 되었다. 미처 쓰지 못한 자잘한 내용들도 많다. 여간 귀찮고 거슬리는 작업이 아니다. 그럼에도 교정교열에 공을 들였을 때, 문장의 전후를 비교하면 완성도가 천지 차이다. 누가 봐도 예쁘고 말맛이 사는 문장이 된다. 누더기를 벗고 세련된 옷을 입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잘 읽히는 글, 깔끔한 문장을 위해 퇴고와 교정교열에 들이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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