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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산의 나라 “몬테네그로”의 코토르

두브로브니크에서 이동하여 도착한 몬테네그로의 코토르(Kotor)

by 머슴농부


두브로브니크를 떠나는 아침이 이번 여행 중 가장 맑고 청명한 날씨가 펼쳐졌다.


숙소 베란다에 서서 마지막으로 바라본 두브로브니크의 풍경은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와 주황빛 지붕들이 어우러져 무척이나 아름답다.

크로아티아에서 다음 목적지는 국경을 넘어 몬테네그로의 항구 도시 코토르(Kotor)다.


두브로브니크에서는 코토르뿐만 아니라 부드바(Budva), 수도 포드고리차(Podgorica)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몬테네그로로 향하는 승합차는 만석이었다.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를 받았는데, 두브로브니크 이민국도 몬테네그로 이민국도 무뚝뚝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몬테네그로 출입국 직원들은 마치 귀찮다는 듯 여권의 빈칸을 찾은 뒤 무심하게 도장을 꾹 찍어주었다.


국경을 넘어 약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코토르에 도착했다.

‘몬테네그로(Montenegro)’는 ‘검은 산’이라는 뜻을 가진 나라다.

국토 대부분이 해발 800~1,000m에 달하는 고원지대로 이루어진 이 산악국가는 인구도 70만이 채 안 되는 작고 조용한 나라다.


버스 정류소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자마자, 이름처럼 도시를 둘러싼 검은빛의 산들이 시야를 압도했다.

험준하고 거친 산세는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숙소까지는 걸어가기로 했다.

아드리아해를 품은 코토르의 분위기기 왠지 쓸쓸하게 느껴졌다.

코토르는 몬테네그로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로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구시가지 중앙광장에 서면 코토르의 상징인 기울어진 시계탑이 눈에 들어온다.

과거 두 차례의 지진으로 비뚤어진 탑이지만 여전히 시계는 정확히 제 시간을 알려주고 있었다.


코토르의 구시가지(Old Town)는 좁고 구불거리는 골목길, 두툼한 석조 건물들로 가득 차 있어, 마치 중세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해자를 지나, 이내 코토르 만(Kotor Bay)과 마주하게 된다.

깊고 고요한 코토르 만은 사방이 험한 검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어, 바다라기보다는 마치 깊은 산속 호수를 보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요트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는 코토르 풍경은 고요함과 여유로움이 공존하는 장면이었다.

멀리 산 위에는 한 교회가 외롭게 서 있었고, 깎아지른 듯한 바위 위에 세워진 그 모습은 경외심마저 불러일으켰다.


저기까지 올라간 신앙심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성벽 위로 올라서니, 코토르 시내와 만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닷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겨울철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했고, 간간이 마주치는 여행객들 속에는 중국인지 대만인지 잘 모르겠지만 유독 중국어를 구사하는 자유 여행객들이 눈에 띄었다.

겨울철 코토르는 한적하고 조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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