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세계문화유산지역인 안드라시 에뷰뉴 걷기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Budapest)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도나우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선 두 도시, 부다(Buda)와 페스트(Pest)가 하나로 합쳐져 만들어진 곳이다.
서쪽의 부다는 언덕 위 왕궁과 성이 자리한 역사와 전통의 공간이고, 동쪽의 페스트는 상업과 교통의 중심지로 활기를 띠는 평야 도시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계문화유산지구이자 부다페스트의 “샹젤리제”라 불리는 안드라시 대로(Andrássy Avenue)를 걸어보기로 했다.
전날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강풍으로 비행기가 연착되었고, 그동안 쌓인 피로로 늦잠을 잔 탓에 정오가 가까워서야 숙소를 나섰다.
첫 목적지는 성 이슈트반 대성당으로 웅장한 외관이 압도적이면서도 위엄 있는 분위기를 풍겼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에서 나와 안드라시 대로에 들어서자 파리의 샹젤리제를 떠올리게 하는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시원하게 뻗은 도로가 펼쳐졌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거리답게 그동안 보았던 여러 동유럽 도시와는 또 다른 품격이 느껴졌다.
도로를 달리는 노란색 전차는 주변의 건물들과 절묘하게 어울려 도시의 풍경을 한층 매력적으로 완성시켰다.
길을 따라 걷다 헝가리 국립 오페라 하우스가 눈에 들어와 잠시 내부를 둘러보았다.
거리에는 한국 기업 삼성과 LG 그리고 “Korean Coffee”라는 이름의 카페까지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보도블록 위에 인류 최초의 조상으로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일명 “루시(Lucy)”의 형상이 100m 가까이 그려져 있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지나가는 몇몇 분들에게 의미를 물어보았으나 답을 얻을 수 없었다.
안드라시 대로에는 헝가리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리스트 페렌츠(Franz Liszt)의 박물관도 자리하고 있어 방문하였다.
리스트 박물관은 리스트가 생전에 거주하던 집을 개조한 곳으로 그가 실제로 연주하던 피아노와 오르간을 비롯하여 그가 사용하던 가구와 악보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어 위대한 음악가의 생전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대로의 끝에 이르자 드넓은 영웅광장이 나타났다.
헝가리 건국 1,00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영웅광장은 도시의 상징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마침 그곳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경찰에게 물어보니 스리랑카를 비롯한 8개국 신임 대사들이 참배하는 행사라 하였다.
광장 왼편에는 부다페스트 미술관이, 오른편에는 현대 미술관이 자리 잡아 문화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영웅광장에서 도보와 트램을 이용해 숙소로 돌아왔다.
부다페스트의 첫인상은 비록 짧은 시간을 둘러보았지만 ”고풍스러운 품격 있는 도시“라 표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