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우 강 야경과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야경
부다페스트 카드(48시간용)를 구매하였다.
부다페스트 카드를 구입하면 유효기간 동안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및 도나우 강 유람선, 루카스 온천 및 여러 박물관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는 유용하다 할 수 있다.
유람선은 부다페스트 카드를 구매하면서 미리 예약을 하였고, 야경을 보기 위한 유람선 승선 시간은 18시다.
유람선에 승선하여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자 와인 한잔을 가져다주었으며 곧이어 “헝가리 무곡”의 바이올린 연주와 헝가리 전통 댄스 공연도 시작하였다.
유람선 내부에는 식당과 바가 있어 식사와 주류 혹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유람선은 만석으로 현지인들과 여행객들로 가득하였다.
대략 6시 30분쯤 유람선이 출발하였다.
유람선이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회의사당 앞을 지났다.
국회의사당 야경은 부다페스트를 여행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찬했던 야경이다.
하지만 막상 실제 눈으로 바라보는 야경은 솔직히 별로였다.
눈으로 직접 바라보는 야경과 휴대폰 카메라 스크린에 나타난 야경을 여러 차례 비교하여 보았는데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카메라와 휴대폰 스크린에 잡힌 야경은 멋졌지만 실제 눈으로 보는 야경은 카메라나 휴대폰의 스크린처럼 화려하지도 멋지지도 않았다.
인간 눈은 순간적으로 주변 밝기에 적응하면서 시야의 노출을 조절하지만, 카메라는 특정 구간에 집중해 모든 빛을 수집하기에 현실보다 색이 더 진하고 선명하게 나타난다.
또한 사진은 렌즈의 왜곡 효과로 인해 원근감이나 빛의 번짐이 눈보다 극적으로 표현되며, 이로 인해 실제보다 더 “낭만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특히 어두운 환경에서 사람 눈은 밝은 것에 초점을 맞추느라 전체적인 야경의 디테일을 동시에 보지 못하지만 반면 사진은 모든 부분을 골고루 담아낸다.
따라서 야경사진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풍성하게” 느껴진다.
솔직히 우리가 감탄하는 야경은 실제로 맨눈으로 바라본 본 야경이 아닌 휴대폰, 카메라 혹은 방송 카메라,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기계적으로 보정된 화려한 사진 속 야경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나의 의견이 틀릴 수도 있지만 실제로 보았던 야경과 스크린으로 보는 야경의 모습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는 야경 평가를 개개인의 눈에 비친 야경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기계로 찍어 나오는 야경 사진을 보면서 야경을 평가하는 것 같다.
흔히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멋진 야경은 “사진빨” 야경이라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야경은 사진 속의 환상이었다.
결국 실제 눈에는 어떻게 보여도 상관없이 야경 사진빨이 좋으면 좋은 야경이 되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유럽의 3대 야경이라는 파리와 프라하 그리고 부다페스트 야경을 모두 보았는데 모두가 사진빨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 한다.
만석인 유람선에서 밖으로 나와 야경을 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경에는 관심이 없고 선실에 앉아 술을 마시면서 웃고 이야기들을 하였는데 혹시나 그들은 “야경은 사진빨”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멋진 야경이란 사진 속이 아니라, 내 눈앞에 펼쳐졌을 때 감동을 주는 야경이어야 하지 않을까?
부다페스트의 낮과 밤을 보고서 느낀 점은 부다페스트는 “야경의 도시”가 아니라 “낮의 도시”였다.
야경은 부다페스트의 일부에 불과하였다.
햇살이 비출 때 부다페스트의 모습이 진짜 부다페스트의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