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빠이를 닮은 스리랑카 엘라(Ella)

누와라 엘리야에서 기차로 이동한 스리랑카 엘라(Ella)

by 머슴농부


누와라 엘리야에서 일정을 마친 다음날 네덜란드 부부는 택시를 타고 엘라로 향했고, 나는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 나누오야(Nanu Oya) 기차역에 도착했다.

어차피 앉아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3등석을 선택했다.


엘라 행 기차표를 발권한 뒤 시간이 남아 역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작은 마을답게 이슬람 사원과 성당이 나란히 보였고, 기차역 너머로는 푸른 차밭이 펼쳐져 있었다.

잠시 주변을 산책한 후 다시 역으로 돌아오니 콜롬보행 기차가 들어오면서 승강장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

마치 인도의 기차역을 연상시키는 풍경이었다.


인도에서는 승강장에 소가 어슬렁거리곤 했는데, 스리랑카에서는 유독 개들이 눈에 띄었다.

담불라에서도, 캔디에서도 길거리와 숙소 주변에서 개들을 자주 보았던 기억이 난다.

약 한 시간가량 연착 끝에 엘라 행 기차가 도착했다.


누와라 엘리야에서 엘라로 이어지는 이 노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찻길”이라는 수식어로 유명해 큰 기대를 품었지만, 솔직히 말해 다소 실망스러웠다.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터널만 열 개는 훌쩍 넘었던 것 같았고, 풍경 역시 산악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이었다.


누가 이 노선에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기차는 여전히 문과 발판에 사람들이 매달린 채 달렸다.

속도가 느리다 해도 보기엔 아찔한 장면이었다.

스리랑카 철도는 단선 구간이 많아, 맞은편에서 기차가 오면 멈춰 서거나 옆의 보조 철길로 이동했다가 다시 출발해야 했다.

그만큼 이동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엘라역에 도착했다.


내리는 승객들 대부분이 서양 여행객이었고, 역 주변도 활기가 넘쳤다.

숙소는 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 체크인을 마친 뒤 곧바로 밖으로 나섰다.


엘라 시내는 현지인보다 서양 여행객이 더 많아 보일 정도였다.


모습은 다르지만 분위기만큼은 태국의 빠이(Pai)를 떠올리게 했다.

자유롭고 느긋한 여행자들의 마을 같았다.


현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의외로 음식이 꽤 맛있었다.

기온도 누와라 엘리야와는 확연히 달라, 마치 늦가을에서 단숨에 여름으로 넘어온 듯 느껴졌다.

저녁에는 먼저 도착한 네덜란드 부부와 다시 만나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엘라에서 하룻밤만 머문 뒤 다음 날 오후 다른 도시로 이동할 예정이기에 이번 만남이 마지막이었다.

여행은 늘 새로운 만남과 아쉬운 이별을 함께 데려온다.

저녁을 함께 먹고 “혹시 다음 여행지에서 일정이 겹치면 다시 만나자”는 말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서 각자의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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