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의 해변도시, 미리사(Mirissa)

산악지대 엘라애서 이동한 스리랑카의 해변도시, 미리사

by 머슴농부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산악지대 엘라를 떠나 남쪽 바닷가 마을 미리사(Mirissa)를 향해 길을 나섰다.


이번에는 스리랑카 바다를 만나는 여정이다.


미리사로 가는 길목에 작은 폭포가 있어 잠시 차를 세웠다.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니 눈도 마음도 한결 시원해졌다.

잠시의 휴식이었지만 긴 이동을 앞둔 몸과 마음에 좋은 쉼표가 되어 주었다.


엘라에서 미리사까지는 일반버스로 이동할 경우 보통 7~8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다.


하지만 에어컨이 있는 미니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이용하니 4~5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당연히 가격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멀고도 낯선 길이었지만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스리랑카의 풍경은 긴 이동 시간조차 짧게 느껴지게 했다.


미리사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한 대의 버스가 눈에 들어왔다.

차량 뒷면에 그려진 반가운 태극기가 보였다.

스리랑카에는 한국에서 근로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쩌면 그 버스 기사님도 한국에서의 추억을 간직하고 계신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 체크인을 마치고 바닷바람을 느끼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미리사는 바닷가 도시답게 이전에 머물렀던 도시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 자리한 현지 여행사 간판에는 “고래 투어(Whale Watching Tour)”를 알리는 문구가 유난히 많이 보였다.

간단한 현지 식사로 허기를 달랜 뒤 바닷가로 향했다.


이곳은 스리랑카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바다였다.


길게 이어진 모래사장 위에는 서양인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일광욕을 즐기거나 바다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파도, 파라솔 아래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코끝을 스치는 바다내음까지 모든 것이 평화롭고 여유롭다.

해변가에서는 야외 식당들이 하나둘씩 저녁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진열된 물고기들은 형형색색으로 마치 물감을 칠한 것처럼 화려했지만, 솔직히 그 맛에 대해서는 살짝 의심이 들기도 했다.

숙소 주인에게서 미리사의 일몰이 특히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해가 잘 보이는 자리를 찾아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걷다 보니 동양인 여행객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해변 주변에는 주로 게스트하우스와 소규모 숙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미리사 해변은 관광지 특유의 북적거림보다는 느긋한 휴식의 분위기가 더 짙게 느껴졌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바다 위로 해가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멀리 지는 해와 잔잔한 파도를 바라보며 하루를 정리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숙소 근처에서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언가 즐거운 일이 있는 듯 모두의 표정이 밝았다.

산과 안개로 가득했던 엘라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미리사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풍경과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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