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인간이 만든 악랄한 제도 중 하나다
나에게 인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카스트(Caste) 제도와 힌두교라 할 수 있다.
카스트 제도는 인도 내 힌두교도 특유의 신분제를 지칭한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이해하기 위해선 두 가지 개념이 있는데 바르나(Varna)와 자티(Jati)가 그것이다.
바르나(Varna, 색깔)는 “브라만, 크샤트리야, 바이샤, 수드라” 네 계급이다.
이 네 계급 외에도 달리트 (Dalits) 또는 “불가촉천민(Untouchables)“이 있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카스트 제도에서 배제된 사람들로, 사회적으로 가장 낮은 위치에 있으며 이들은 청소, 쓰레기 처리, 가죽 가공 등과 같은 일을 주로 맡았으며 차별과 억압을 받아왔다.
자티(Jati, 출생)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고착화된 가문의 직업과 그 신분을 말한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사회적 계층 구조로, 인도의 역사와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현대 인도에서는 카스트 제도가 법적으로 금지되었으며, 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카스트 제도는 여전히 인도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최근에 베트남 하노이 여행 중에 호안끼엠 근처의 한 식당을 방문하였다.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나이가 많고 몸이 불편한 분을 젊은 사람이 부축하며 부자지간으로 보이는 두 사람과 함께 식당 안으로 들어와 맞은편 테이블에 앉았다.
그런데 함께 들어온 네 명이 두 개의 테이블에 나뉘어 앉았다.
한 가족으로 보이는 세 명이 하나의 테이블을 앉았고 또 다른 한 명은 조금 떨어진 옆 테이블에 혼자 앉았다.
한 가족으로 보이는 세명은 자리에 앉아 열심히 메뉴판을 보며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몸이 불편한 분을 부축했던 젊은 친구는 옆 좌석에 혼자 앉아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추측하건대, 이들은 3대가 함께 온 가족이었고, 젊은 친구는 아마도 낮은 카스트에 속한 하인으로 보였다.
카스트 제도에서는 계급이 높은 사람들은 계급이 낮은 사람들과는 식사도 함께 하지 않는다.
3대 가족은 여러 음식을 주문해 먹었지만, 그 젊은 친구에게 전달된 음식은 콜라 한 캔이 전부였다.
그 젊은 친구는 3대 가족에겐 그림자 같은 존재였고, 그저 천한 하인에 불과했다.
이 광경은 너무나 불편하였고, 식사하는 동안 혼자서 앉아 있는 젊은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인도에서 카스트 제도는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동행한 어린 학생은 결국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서 보고 배운 카스트 제도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될 것이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 행태를 이어갈 것이다.
이처럼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법적으로 금지되었을지라도 현실에서는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아래 사람 있다”의 비인간적인 구조를 상징한다.
종교가 인간의 고통을 치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카스트 제도라는 가스 라이팅을 통해 수천 년간 사람들의 억압과 지배를 정당화해 왔다.
카스트 제도는 인류가 만든 악랄하고 추악한 제도 중 하나라 생각하기에 빠른 시일 내에 사라져야 마땅하다.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카스트 제도를 만들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신을 만들었기에 “신(神)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다시금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