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의 도시 “플젠(Plzen)”
프라하에서 다음 일정은 유럽에서도 가장 유명한 맥주의 도시이자 체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의 본고장인 플젠(Plzen)이다.
숙소에서 가까이 있는 지하철을 타고 프로렌츠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후, 사전에 예약한 플릭스 버스(Flix Bus)를 타고서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플젠에 도착하였다.
처음 마주한 플젠 버스 터미널은 썰렁하였으며 분위기는 생각보다 쓸쓸하였고, 겨울 특유의 차가운 공기와 함께 도시 전체에 스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플젠은 프라하와는 확연히 다른, 조용하고 고요한 도시였다.
어쩌면 겨울철 비수기라서 여행객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프라하보다 낮은 기온의 추위는 도시를 더욱 음울하게 느껴졌고, 길거리에는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여 도시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플젠의 첫인상이 너무 황량한 것 같아 어쩌면 이런 낯선 풍경이 오히려 낯선 여행객에겐 묘한 매력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위안으로 삼으면서 숙소를 향해 길을 걸었다.
약 10여분을 걸어서 도착한 예약된 숙소의 리셉션 여직원은 진한 스모키 화장과 익숙지 않은 향수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였고, 긴 손톱에 정성을 들인 것도 모자랐는지 코에 피어싱까지 하고 있었다.
아무튼 숙소에 짐을 풀고서, 따뜻한 옷으로 챙겨 입고서 거리로 나섰다.
길을 걸어가는데 현지인 한 분이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하면서 무언가를 주는데 약간의 음식이 들어 있었다.
무슨 음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먹을만하였고 고마웠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플젠 중심부에 위치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공화국 광장(Náměstí Republiky)이다.
공화국 광장은 플젠의 첫인상과는 대조적으로 사람들로 북적였고, 크리스마스를 앞둔 설렘이 가득했다.
시장의 한가운데에서 핫 와인 한 잔을 손에 쥐고서 몸을 녹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따끈한 짙은 와인의 향과 달콤한 맛이 추위를 녹여 주었다.
그동안 서너 군데 보았던 체코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분위기가 거의 똑같았다.
개인적 시선으로는 그냥 따뜻한 와인을 마시며 담소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더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라는 것 외는 특별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따뜻한 와인과 굴뚝빵은 빠짐없이 있었다.
플젠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다른 곳에 비해 먹거리가 좀 더 다양해 보였으나 차가운 날씨와 식은 음식이라 선뜻 먹어보기가 쉽지 않아 포기했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이리저리 돌아보고서 플젠 플라자를 가보기로 하였다.
플젠 플라자는 공화국 광장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플젠의 플라자에도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어 버스 터미널 주변의 첫인상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도시의 첫인상은 차가웠지만, 따뜻함이 있는 플젠이다.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가 저물고, 조용히 다가오는 첫날밤이 크리스마스 마켓과 플젠 플라자로 인해 한결 편안하게 느껴졌다.
겨울의 플젠은 스산함 속의 매력이 있는 도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