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터닝 포인트
이 글은 나의 20대를 돌아보며 편안하게 쓰는 글이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나의 동생에게 있다. 내 동생의 나이가 22살인데, 갑자기 뜬금없이 나에게 '형 20대는 뭐하고 살았어?' 이러고 물었다. 그 순간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그러게 나 20대 뭐하면서 살았냐?'라고 말했다. 동생은 순수하게 물었을 뿐인데, 괜히 나에게 비치는 느낌은 '야 너 20대까지 이런 것도 안 하고 도대체 뭐하고 살았냐?'였다. 현타가 오던지. 22년 1월 1일이 지난 지금 나는 한국 나이로 30이 되었다. 나중에 내가 아이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나의 20대에 대해 묻는다면 정리된 이 글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쓰게 되었다. 그냥 덤덤하게 글을 써보려 한다.
나의 20대를 돌아보면서 생각을 해보니 아래의 중요 토픽으로 나눌 수 있을 거 같다.
1. 인생의 터닝 포인트
2. 커피(카페)
3. 사업
4. 군대
5. 사랑(연애)
6.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이렇게 나눌 수 있을 거 같다. 한 토픽씩 정리를 하며 글을 써보려 한다.
음... 지금 생각해봐도 10대의 나는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사람이었다. 일반적인 어른분들이 하는 정치 얘기 세상에 대한 비판을 세상이라고 생각하며 그걸 수용하고 받아들였다.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며, 우울감이 있는 아이였다. 그렇게 나는 20살이 되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게 20살이 되기 전날 12월 31일 밤 나는 잠을 자지도 못했다. 다른 친구들처럼 놀지도 못했다. 이제 성인이 된다는 책임감과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해서 20살이 되는 게 두려워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쳑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랬던 내가 우연한 곳에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다.
어머니가 안산의 어떤 곳에 같이 가자고 하셨다. 삶을 변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곳이라면서 한 번 같이 가자고 말씀하셨다. 고민을 하다가 내가 때 맞힘 처음으로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져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고 나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망이 강할 때여서 따라나섰던 거 같다. 10대 때도 나는 나를 변화시키고 싶어서 이곳저곳 변화와 성공과 관련된 세미나? 혹은 프로그램을 잘 다녔었다. 뇌호흡, 7SP, 프랭클린 다이어리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들이 내 삶에 도움이 된 게 거의 없는데 말이다.
안산에서 처음으로 만난 나의 멘토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던 거 같다. 근데 그분이 나에게 다짜고짜 그렇게 바라볼 거면 나가라고 했다. 내가 가도 상관없다고. 보통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사가 고객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는데, 반대로 나보고 나가라고 해서 당황했던 거 같다. 그래서 기왕 이렇게 들으러 온 거 열심히 잘 들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강의를 들었던 거 같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세 번 다니면서 뭔가 편안함을 느끼면서 마음이 달라지는 걸 느꼈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변화를 해서 지금의 나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자책, 우울감이 있던 내가 어릴 적 어느 정도 꿈꾸는 삶을 조금씩 살아가고 10개의 목표 중 그래도 6개 정도는 이루면서 앞으로 가고 있다. 지금도 나는 20살 때 만난 멘토에게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받고 있다.
이걸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음... 어떤 노력을 했냐고 물어본다면 그렇게 막 획기적인 노력을 한 건 아니다. 나름 했다면 많이 했지만, 엄청나게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진 않았다. 처음에 많이 했던 건 흘러지나가는 생각을 명확하게 보고 감정이 뭔지 파악하는 정도? 근데 나의 경우에 10대에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이 훈련을 한 습관이 좀 있어 수월했던 편이다. 더 정확하게 생각을 보고 구체적으로 생각에 접근하게 되었다. 그 후 나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23살의 나는 뭣도 없지만, 세상 뭐든 내가 다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웃기지만 그때의 나는 그랬다. 10대에는 항상 세상이 두렵고 망설이기만 했던 내가 세상의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 같고 그걸 실천해나가는 거 자체가 기적이라면 기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터닝포인트로 인해 삶이 바뀐 이후 나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가끔 이 문구를 되뇌곤 한다.
그게 아니라면 나는 지금 뭘 놓치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나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내가 바꾸지 않은 건 뭐가 있지? 지금 이 순간 故이건희 회장님이 하셨던 말이 떠오른다.
마누라와 자식빼고 다 바꿔
'내가 지금 바꾸지 않고 틀에 갇혀서 보고 있는 건 뭘까?'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터닝포인트로 인해 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었다. 17년도 25살 아래의 카드 뉴스 내용으로 세미나를 진행했었는데, 카페에 많이 모였을 때는 20명 정도가 모였던 걸로 기억한다.
10대에 힘들었던 내가 누군가를 돕기 위해 이런 일을 하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었다. 25살 때 했던 이 일을 완전히 까먹고 있었는데 회사일을 하다가 정말 우연한 기회로 이 일을 했던 게 생각났다. 디자이너도 없는 상태에서 이걸 토대로 혼자 다이어리도 제작했었다. 몇 개월 전 심리상담센터에 있는 심리상담사에게 다이어리 검토도 받아봤었는데, 몇 가지 부분만 고치면 충분히 시판할 수 있을 정도라고 얘기해줬다. 그때 당시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기분이 좋다.
그 다이어리의 이름은 I'M이었다.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정의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때 막 작성하여 작가의 서랍에 넣어놨지만, 참고용으로 링크를 넣는다.
25살 이후 나는 군대에 입대를 하고 1년 9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고 돌아보았다. 그때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이거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던 이타성은 정말 순수한 이타성일까? 나는 정말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은 걸까?' 생각을 깊게 본 결과, 정말 순수한 이타성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하는 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결론을 내린 건 아래의 3가지다.
1. 내가 정말 순수한 이타성이 생길 때 누군가를 도움 주는 일을 하자.
2. 나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효력이 있으려면 사회적으로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게 좋다.
3. 나는 분명 언젠가는 남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될 거다. 그전에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자.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나는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목표를 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게 나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여 살아가고 있다. 30살이 된 지금... 나는 그런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 축에 속할까? 20대 초중반에는 그러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지금의 나는 당당하게 '그렇다!'라고 말할 자신은 없다. 틈틈이 공허한 무언가가 마음속 안에 계속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게 나 자신에 대한 신뢰와 확신이 없어서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정말 그게 문제일까?'라고 생각한다.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후로 나는 계속해서 발전해나갔고 지금은 확실히 몇 달 전보다도 더 나아졌다고 얘기할 수 있다. 내 회사가 시리즈 투자받거나 그에 준하는 회사가 되어 사람들 인식 속에 각인된다면 적어도 나 자신에게 '나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를 인정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오늘도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다.
오늘은 구정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나의 20대를 정리하는 글 중 첫번째 토픽이다. 이 글을 시작으로 이번연도는 꾸준하게 브런치에 이런 저런 글들을 기재해보려 한다. 나의 글이 미래의 나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