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들은 연예인 덕질에 대해 이런 말을 쉽게 하곤 한다. "너보다 훨씬 돈 많이 버는 애한테 뭐하러 돈이랑 시간을 그렇게 쓰냐", "연예인 걱정 다 부질없다", "연예인이 밥 먹여주냐", "쟤는 네 얼굴도 모르고 네가 어디서 뭐 하는 애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연예인을 좋아하는 게 전혀 쓸모없는 것, 하찮은 일처럼 취급한다.
그렇다. 특히 인기 아이돌들은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평생 모아도 절대 모을 수 없는 돈을 단 몇 년 안에 벌기도 한다. 하지만 덕질을 할 때 그 대상이 돈을 얼마나 버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왜 덕질에 그 사람과 나의 소득 차이를 말하는지 모르겠다. 연예인의 소득을 분위별로 나눈 후 얼마 이상은 덕질할 필요 없음, 얼마 이하는 덕질해도 괜찮음 이럴 것도 아니지 않나.
그리고 요즘은 공방 등 팬들이 많이 모이는 스케줄에서는 실제로 먹을 것을 주기도 한다. 진짜 연예인이 밥을 먹여주는 거다. 나 같은 경우엔 삼계탕과 햄버거, 돈까스 등을 실제로 먹었다. 게다가 공식 굿즈 혹은 연예인이 광고하는 제품 등을 나눠주기도 한다. 이를 요즘에는 '역조공'이라 부른다.
팬들이 연예인의 행사장이나 촬영장에 각종 간식이나 도시락을 보내는 일을 '조공'이라 부른다. 반대로 연예인이 팬들에게 각종 간식, 식사 등을 제공하는 걸 '역조공'이라 부르는 것이다. 사실 필자는 덕질의 대상과 팬의 관계에 '조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조공'이라는 단어에는 상하 관계가 포함돼 있는데 덕질 대상과 팬의 관계는 상하관계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뚜렷한 표현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으므로 여기서 마지못해 이 표현을 쓸 수밖에 없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역조공'을 아무리 푸짐하게 준다 해도 덕질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공개 방송에 갔을 때, 행사에 갔을 때, 그냥 본업만 열심히 해주면 된다. 사실 덕질하는 팬들이 연예인에게 바라는 건 단순하다. 그냥 비도덕적인 일이나 범죄만 안 저지르면 된다. 각종 성범죄, 음주운전, 도박 등으로 얼룩지면 단순히 그 순간의 실망과 탈덕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을 좋아했던 나의 모든 기억과 시간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그 허탈함과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했던 기억 전부를 모조리 쓰레기통에 넣어버리고 싶기 때문이다.
팬들이 바라는 건 하나다. 그냥 지금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훗날 부끄럽지 않게,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게끔만 해 달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