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는 사실

아빠의 자전거 뒷좌석에서 찾아낸 것들

by 도라해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는

항상 무언가 있어요,

정지 없이 늘어나는 사람들의 중앙에 서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벼랑의 발끝만 바라보다가 납작 엎드러져

울음이 터지는 사람이 되면



떨어지기 직전에

나타났습니다 아빠는

손을 잡았어요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참 많아서

너무 아득하고

그게 점점 내가 되어갈 때가 있어

자꾸만 공포를 꾸게 돼요



아빠는

쏟아지는 잠을 외면하고

함께 불면 속을 걸어주었어요

마음이 담긴 이야기로



아빠의 자전거 뒷좌석은

나와

염색되지 않은 백발의 머리칼에 비치는 달의 색과

별모양 방울이 달린 머리끈과

반짝이지 않아도 되는 갈라진 나무 목걸이와

오래 신어도 발이 아프지 않을 운동화와

시들지 않아서 떨어질 일 없는 투명한 꽃잎과



속도가 변화할 때마다 바람이 달리 내는 소리는

사랑과

마음과

외침을

가르쳐주었어요


시선이 가닿지 않는 곳에는

아직,

무언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전 05화느린 걸음의 이유는 살랑거릴 사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