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사춘기에 귀인을 만나고 생긴 변화

처음으로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겼을 때

by 도라해



“그 학교, 꼴통학교라던데 괜찮겠어?”


배정받은 학교가 꼴통 학교라 불려도 괜찮았다. 직접 찍어 먹어 보기 전까지 똥인지, 된장인지 누가 알겠나. 난 모든 직접 찍어 먹어봐야 알았다. 타인의 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직접한 경험과 판단이었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꼴통학교라며 걱정하던 그곳에서 내 인생을 바꾼 귀인을 만났다. 귀인은 바로 꼴통학교라 불리는 곳에서도 열정과 사랑이 넘치던 학교 사서 선생님이었다.


열일곱의 나는 사람들에게 존재감 없는 그림자 같은 아이였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또래 친구들은 모두 당연하게 다니던 학원 한 번을 제대로 다녀본 적도 없었고 뚜렷하게 잘하는 것도 없었다. 공부도 못했고 무언가를 잘하고 싶은 의욕조차 부재했다.


어딜 가든 딱히 주목받지 않고 가만히 그저 그런 상태로 있는 것이 편했다. 이렇게 겉으로 보이기에는 조용한데, 속에서는 무수히 많은 질문들이 끝없이 떠오르니 항상 마음이 답답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마음을 가만히 두고만 있을 수 없었다.


이를 깊이 털어놓고 대화할 만한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돌파구를 찾았다. 여러 개성과 시선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짜로 발견할 수 있는 곳, 학교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실제로 경험하고 활동하는 세상은 너무 좁고 갑갑한데, 책을 읽으면 어디든 끝없이 갈 수 있었다. 책을 펼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 여러 감정과 상황 속에 깊이 빠져 있을 수 있어서 숨통이 트였다.


단순히 책에 푹 빠져 있는 것이 좋아 도서관을 밥먹듯이 들락날락했더니 어느 날 사서 선생님이 학교에 책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소설을 써보라고 했다.


인생 첫 소설을 썼다. 이후 선생님은 내 글을 보고 말했다.


“네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간절히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평생 글을 쓰며 살고 싶어졌다. 선생님의 말은 무기력한 한 인간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 말 한마디에는 아무 의욕 없던 한 인간에게 희망을 줄만큼의 커다란 힘이 있었다.


세상에 하고 싶은 것이 생기니 살고 싶은 의욕이 조금씩 자랐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음 주 금요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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