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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란 Jan 25. 2024

흐릿한 화살

후회

좋아하는 것이 흐릿하니까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 수 없었다. 싫어하는 것은 분명해서 사력을 다해 피해 갔었지. 그러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하게 되었네. 낮이나 밤이나 쏟아지던 질문들. 너는 좋아하는 게 뭐야? 무엇을 하고 싶어? 꿈이 뭐니? 여전히 흐릿했으므로 어느 것에도 답하지 못했다. 답을 기다리는 눈과 귀가 숨 막혀 달리고 또 달렸지. 땅의 끝까지 갔으나 내 집은 없었다. 그런 집 없는 젊음들이 또 있었지. 서로의 손을 잡아 일으킬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영혼들이었다. 대신 우리는 이 세상 어디에도 쉴 곳은 없고,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고 엉터리로 노래를 지어 불렀지. 노래도 눈물도 멈추지 않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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