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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란 Jan 22. 2024

너무 춥다

겨울잠

급격한 기온 변화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서 겨울 내내 기침과 통증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엄마는 아프면 안 된다는 말은 엄마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바람에 넘어진 가지 같은 몸을 일으켜 아이들 밥을 해먹이고 다시 또 누웠다.


좀 잘 못하면 어때?

좀 실수하면 어때?

위대해지지 않으면 어때?

모두 다 그렇다고 해도 힘든 건 힘든 거잖아요.

나보다 힘든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내가 안 힘든 건 아니잖아요.


'사는 게 다 그렇다'는 말이 몹시 불편했지만

마음속의 말들을 꺼내지 못한 나는 괜한 심통에 이불 위에서 과자를 먹었다.


사람에게 상처받으면서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는 게 너무 추운 날엔, 곰처럼 깊이 잠자고만 싶다.

그러나 사람은 쉬지 못한다. 못해도,

걸어가다 보면 시간을 타고 넘어 다른 풍경을 보게 되겠지.

그것을 희망이라고 부르는 걸까.


나도,

중력을 한 번 이겨봤으면.

선명히 한 번 살아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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