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급격한 기온 변화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서 겨울 내내 기침과 통증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엄마는 아프면 안 된다는 말은 엄마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바람에 넘어진 가지 같은 몸을 일으켜 아이들 밥을 해먹이고 다시 또 누웠다.
좀 잘 못하면 어때?
좀 실수하면 어때?
위대해지지 않으면 어때?
모두 다 그렇다고 해도 힘든 건 힘든 거잖아요.
나보다 힘든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내가 안 힘든 건 아니잖아요.
'사는 게 다 그렇다'는 말이 몹시 불편했지만
마음속의 말들을 꺼내지 못한 나는 괜한 심통에 이불 위에서 과자를 먹었다.
사람에게 상처받으면서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는 게 너무 추운 날엔, 곰처럼 깊이 잠자고만 싶다.
그러나 사람은 쉬지 못한다. 못해도,
걸어가다 보면 시간을 타고 넘어 다른 풍경을 보게 되겠지.
그것을 희망이라고 부르는 걸까.
나도,
중력을 한 번 이겨봤으면.
선명히 한 번 살아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