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검진을 하러 갔다. 여러 검사가 있었지만 심전도 검사(옛날엔 입원해서 1박 2일로 해야 한대서 애들을 두고 갈 수 없어서 못함)를 오늘 드디어 ‘시작’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기를 가슴에 붙이고 왔다. 앞으로 7일간의 데이터가 수집될 예정이다. 테크놀로지 짜릿해!
심장 근처에 기기를 붙이고 있으니 아이언맨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아이들이 왜 크지 않은 상처에도 밴드를 붙여 달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번쩍 거리는 불이 없어서 좀 아쉽지만, 이렇게 멋진 기기를 붙여 올 줄 알았으면 쇄골이 보이는 끈나시 원피스라도 입고 갈 걸 그랬지 ㅋㅋㅋㅋ
검사 결과가 좋든 나쁘든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는 증상이 그대로이면 곤란할 것이다. 아무래도 가을 겨울엔 좀 쉬어야 할까 싶다. 온몸이 신호를 보내는데도 쉬겠다는 결정 하나, 나는 나를 위해 신속하게 하지 못한다.
겨우 그려놓은 계획이 엉키는 것이 속상하고, 쉬었다 돌아오면 나이도 더 들어있을 테니까 공부를 따라가지 못할 것 같아 겁이 난다. 최근 한 달 새 건강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포기하면서 기가 꺾여 버린 것도 같다. 끝끝내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고 가능성만 추구하는 사람으로 남을 수도 있겠다 싶어 서글프다.
아, 그래도 나는 나를 사랑해야지. 내가 한 사람분의 몫을 못해서 쓸모없어 보이는 때라도 나는 나를 사랑해야지. 이제는 내가 나를 안아주는 것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랑해. 천재미녀 김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