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모과나무

어떤 당신

by 도란

잘 지냈나요. 고개를 끄덕일 때, 이름 모를 커다란 물고기가 힘차게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볼 때, 이름 모를 새가 제 몸집만 한 물고기를 물고 도도히 헤엄쳐가는 것을 볼 때, 꽃의 이름을 기억해 내려고 반복한 델, 피, 츠, 늄늄늄이 웃음이 될 때, 노란 열매가 쿵 하고 떨어지고.


그런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볼 때, 함께 볼 때, 바로 그 속에 헤아릴 수 없는 행복이 있다고, 덕분에 좋아하게 된 것이 또 늘었다고. 노란 열매가 쿵 하고 마루 위로 떨어지고, 향기가 퍼져나갈 때, 이런 순간들을 위해서라면 나는 좀 더 살고 싶다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참견